코인시장 약세에...스테이블코인 1조달러 시대 늦어진다
가상화폐 시장 약세가 길어지면서 스테이블코인 공급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 미국 지니어스(GENIUS)법과 유럽 미카(MiCA) 등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시장 침체로 기관의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 연초 제시됐던 연내 공급량 1조 달러 목표 달성 시점이 1년 이상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은 3152억 달러로 한 달 전보다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량은 1375억 달러로 23.7%, 일평균 거래 건수는 6320만 건으로 16.8% 각각 줄었다. 스테이블코인을 주고받은 일평균 활성 주소도 420만 개로 31% 감소하는 등 시장 활성도를 보여주는 주요 온체인 지표가 일제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침체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우려와 인공지능(AI) 관련 자산으로의 투자자금 이동이 겹치면서 비트코인은 한 달 새 약 18% 하락해 6만 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같은 기간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약 2조 4800억 달러에서 2조 700억 달러로 16.5% 쪼그라들면서 스테이블코인 수요도 함께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글로벌 자산운용사 21셰어스는 최근 반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초 제시했던 연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 1조 달러 전망을 철회했다. 연초에는 미국 지니어스법과 유럽 미카 시행으로 규제 명확성이 확보되면 기관의 스테이블코인 채택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성장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말 공급량 전망치를 4000억~6000억 달러로 낮춰 잡으며 1조 달러 달성 시점은 최소 1년 이상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직전 약세장에서는 공급량이 30% 이상 감소하며 시장 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지만 이번에는 장기간의 약세장 속에서도 공급량이 역대 최고치 대비 약 3% 낮은 수준에 그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 방향은 맞았지만 채택 속도보다 전망이 앞섰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시장 사이클에 의존하는 자산이 아니라 가상화폐 생태계의 대표적인 실사용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전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은 올 하반기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비자와 마스터카드·스트라이프·코인베이스는 미국에서 공동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블코인 발행부터 결제, 정산까지 아우르는 공통 인프라를 구축해 기존 카드 결제망과 연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 등 3대 은행이 올해 회계연도 안에 신탁형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공급 증가세는 둔화하더라도 규제 정비와 전통 금융권 참여가 맞물리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중장기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1셰어스는 “결제 기업과 은행들이 자체 결제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 시작한 만큼 이제 문제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여부가 아니라 확산 속도”라고 평가했다.
출처: De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