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코인 결제액 매달 30% 급증”…QR에 접목해 간편 송금도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웹엑스(WebX) 2026’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의 도입 이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엔화 코인을 결제와 해외 송금, 기업 간 정산,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결제에 어떻게 활용할지부터 2028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가상화폐 ETF를 어떤 상품으로 발전시킬지까지 다양한 청사진이 제시됐다. 일본이 가상화폐를 제도권에 편입하는 단계를 넘어 금융 인프라와 자본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변화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발행’에서 ‘활용’으로 완전히 옮겨갔다는 점이다. 일본 내 상황은 지난해만 해도 초기 활용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실사용처 확보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세이하쿠 요시다 해시포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최대 비수탁형 가상화폐 지갑 ‘해시월렛’ 이용자가 115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결제되는 월간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현재 약 10억 엔(약 92억 원)으로 매달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이용자가 지갑 안에서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JPYC를 발행할 수 있는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해시포트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서비스 ‘해시페이’도 운영 중이다.
거래소와 결제 사업자들 역시 스테이블코인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리사 도요사키 바이낸스 재팬 총괄매니저는 글로벌 결제 서비스 ‘바이낸스 페이’가 QR 결제와 송금 등에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엔화 코인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제 수단도 다양해지고 있다. 신스케 사토 슬래시비전 설립자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코인(USDC)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슬래시 카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향후 앱 안에서 USDC와 JPYC를 교환할 수 있도록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할 계획이다.
기존 QR 결제망 또한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겐 아다치 넷스타즈 이사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USDC, 테더(USDT), JPYC를 지원하는 스테이블코인 페이 서비스를 공개했다. 외국인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USDT로 결제해도 가맹점에는 엔화가 입금되는 구조다.
엔화 코인이 기업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현재 은행은 기업의 여유 자금을 한곳에 모아 필요한 계열사에 배분하는 ‘풀링(Pool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들어오면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실시간으로 결제와 자금 이동(프로그래머블 머니)이 가능해 은행의 영업 방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와고에 히로시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수석 전문가는 “10년 전만 해도 (블록체인 기술을) 결제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확장성과 개인정보 보호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며 “이제는 금융권이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ETF 논의도 단순한 도입 여부를 넘어 출시 이후에 초점이 맞춰졌다. 도모야 아사쿠라 SBI 글로벌자산운용 대표는 늦어도 2028년 1월 일본 최초의 가상화폐 ETF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ETF를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신탁까지 출시하면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과 우체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어 미국과 다른 성장 경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치권 또한 엔화 코인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을 국가 차원의 핵심 과제로 보고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사아키 다이라 자민당 국가사이버안보전략본부장 겸 AI·웹3소위원장은 AI 에이전트가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새로운 결제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De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