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nter 2026-09-04 18:00

예금·대출에 스테이블코인까지…美서 ‘온체인 은행’ 뜬다

예금·대출에 스테이블코인까지…美서 ‘온체인 은행’ 뜬다

미국에서 예금과 대출 등 전통적인 은행 업무에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 가상화폐 수탁을 결합한 이른바 ‘온체인 은행’이 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에서 자산의 발행·이전·결제·보관까지 처리하는 온체인 금융이 제도권 은행 안으로 들어오면서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2일(현지시간) 디지털자산 금융회사 오픈리저브와 글로벌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가 신청한 국법은행 설립을 각각 예비 조건부 승인했다. 오픈리저브는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오픈리저브 뱅크’를, 레볼루트는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에 ‘레볼루트 뱅크 US’를 설립할 계획이다. 두 곳 모두 수탁·신탁 업무 중심의 내셔널 트러스트뱅크가 아니라 예금보험에 가입하고 예금과 대출까지 취급하는 풀서비스 은행을 추진한다.

오픈리저브는 블록체인 기술을 은행 업무 전반에 직접 접목하는 사업모델을 내놨다. OCC 결정문에 따르면 오픈리저브는 모든 예금 상품에 토큰화 기능을 적용하고 지급결제와 자금관리, 가상화폐 수탁, 해외 환거래은행 업무 등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예금과 대출 업무 위에 온체인 기능을 덧붙이는 수준을 넘어 은행 자체를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로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스테이블코인도 은행 사업 안으로 들어온다. 오픈리저브는 100% 자회사를 설립해 미국 달러화 준비자산을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수탁, 환전, 결제를 맡길 계획이다.

은행의 수익 및 대차대조표 운용 방식도 온체인 환경에 최적화했다. 오픈리저브는 고객이 가상화폐를 거래하거나 전송하고 스테이킹 보상을 받을 때 수수료를 가상화폐 형태로 직접 수취한다. 받은 가상화폐는 영업일 기준 하루 안에 법정화폐로 바꾸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블록체인 네트워크 수수료(가스비) 지급 등 허용된 목적에 사용할 경우 은행 대차대조표에 보유할 수 있다. 고객은 요구불예금 계좌나 가상화폐 수탁 계좌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으로 해외 송금도 할 수 있다.

레볼루트 역시 미국에서 설립할 은행을 통해 기존 금융과 가상화폐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을 계획이다. 레볼루트 뱅크 US는 개인과 기업 고객에게 예금과 대출,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가상화폐 수탁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을 지원한다. 레볼루트 브랜드의 스테이블코인도 제3자를 통해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은행이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준비자산을 관리하지는 않는다.

이는 여전히 칸막이 규제에 갇혀 있는 한국 금융권과 대조를 이룬다. 국내는 금융회사와 가상자산사업자(VASP)를 분리해 은행이 직접적인 가상화폐 수탁이나 스테이블코인 발행·결제 등 온체인 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하기는 어렵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 역시 발행 주체와 은행 참여 방식 등을 놓고 여전히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은행이 기존 예금·대출 업무와 스테이블코인, 가상화폐 수탁 등 온체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권 안에서 사업모델이 확장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금융회사와 가상자산사업자를 업권별로 구분하는 데 그치기보다 새로운 금융서비스의 기능과 위험을 중심으로 규율체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De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