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디지털자산 TF 총출동…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대기 중”
[블록미디어 김해원 수습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나서면서 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이 디지털자산 전담조직(TF) 을 신설하거나 확대하며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내부 실증과 준비 작업은 거의 마무리됐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본격 진출은 당국의 제도화 결정만 남아 있는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은 내부적으로 디지털자산 관련 부서를 강화하고, 자체 검증과 실험을 지속하며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날 NH농협은행은 ‘택스리펀드 디지털화 시범사업(PoC)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실증은 해당 실증은 관광객의 부가가치세(VAT) 환급 절차를 블록체인으로 자동화하고, 정산·환전 과정에 스테이블코인 기반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농협은행은 제도화에 앞서 선제 대응 차원으로 사용처 검증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해당 실증 사업은 디지털전략사업부를 통해 진행되며, 내년 4월까지 이어진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6일 함영주 회장 직속으로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를 신설했다.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과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증권·카드 등 그룹 내 역량을 통합하는 것이 목적이다. 함영주 회장은 “디지털자산은 향후 금융시장에서 자본시장과 결제 인프라의 혁신을 이끌 핵심 영역”이라며 “그룹 차원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가상자산 대응 협의체’ 내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상설 조직으로 전환하고, 관련 상표권을 다수 확보했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KBKRW’ 등 원화 스테이블코인 명칭 17건을 등록했고, 달러·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상표도 추가 출원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기존의 신사업제휴추진부와 혁신기술플랫폼부를 통합해 ‘신사업제휴플랫폼부’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해당 부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 발굴 및 새로운 플랫폼 기반 금융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을 전담한다.
신한금융 역시 디지털자산 관련 전담 부서를 운영하며, 법제화에 앞서 실증 실험을 검토해왔다. 롯데멤버스와의 연동, 자사 공공배달앱 ‘땡겨요’ 내 스테이블코인 결제 적용 방안 등이 논의됐으나, 제도 미비로 현재는 검토 단계에서 중단된 상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전에는 테스트나 서비스를 도입하기 어렵다”며 “현재는 내부 검토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아직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나 유통이 불가능하지만, 시장 규모는 이미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국내 5대 디지털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709억2600만달러(약 103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국회와 금융당국도 법제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연말까지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율을 포함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단계’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첫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시점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관계부처와 속도를 내겠다”고 밀했다.
이어 “국제적 정합성 확보가 중요하며 국제 흐름에 뒤처지면 안 된다”며 “혁신의 기회로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며, 동시에 금융시장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충분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초기 경쟁은 치열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컨소시엄 형태가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개별 은행 단위보다는 은행권 공동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구체적인 협의체가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