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Media 2025-11-20 17:00

규제·세제·입지 3박자…두바이, 디지털자산 ‘글로벌 허브’로 우뚝

규제·세제·입지 3박자…두바이, 디지털자산 ‘글로벌 허브’로 우뚝

DMCC 입주 기업 700개 돌파…거래량도 6800억달러 넘어명확한 규제 체계와 세제 인센티브, 기업 유치 기반 마련“3년 만에 인프라 구축”…두바이에 몰리는 글로벌 기업들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명확한 규제 체계, 파격적인 세제 혜택, 전략적 입지까지 두바이가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들의 새로운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홍콩 등 기존 핀테크 허브들이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두바이는 친기업적 환경과 제도적 명확성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 이전과 중동 진출의 핵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주요 디지털자산 기업들 역시 두바이에 거점을 마련하며, 보다 유연한 사업 환경 속에서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두바이 멀티 커머디티 센터(DMCC)의 전체 입주 기업 수는 약 2만6000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디지털자산 기업은 700개 이상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DMCC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 중 하나로 두바이의 경제 자유구역 정책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특히 디지털자산 특화 생태계인 ‘DMCC 크립토센터’를 통해 디지털자산, 블록체인, 웹3 기업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0월 기분 두바이의 누적 디지털자산 거래량은 6800억달러(약 999조원)를 넘어섰다. 이는 싱가포르, 뉴욕, 런던 등 주요 금융 도시를 제치고, 두바이가 제도권 내 디지털자산 시장 중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UAE 부통령은 지난달 X(옛 트위터)를 통해 “두바이는 올해 들어 누적 거래량 2조5000억디르함(약 6800억달러)을 기록하며, 세계 최대의 라이선스 기반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두바이가 이처럼 디지털자산을 포함해 다양한 기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명확한 규제 체계, 경쟁력 있는 세제 정책, 그리고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정책적 기반이 있었다.

우선 두바이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자산 전담 규제기관인 VARA를 설립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법적 명확성과 제도적 예측 가능성을 제공했다. VARA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수탁, 브로커-딜러, 투자관리, 결제, 토큰발행 등 총 8개 서비스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고, 각 분야별로 세분화된 라이선스 체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허가 범위와 요건을 사전에 명확히 파악할 수 있어, 규제 불확실성 없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설립 승인(ATI)부터 운영 라이선스까지 단계별 인가 절차가 마련되어, 초기 진입 기업들도 제한된 서비스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

세제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뚜렷하다. UAE는 디지털자산 거래나 보유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개인소득세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일정 소득 이하의 기업은 법인세도 면제된다. 특히 DMCC와 같은 자유무역지대에 입주한 기업의 경우, 조건 충족 시 법인세율 0%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부 거래에는 부가가치세(VAT) 면제도 적용되며, 외국인 100% 지분 소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외 창업자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자산 기업에게 친화적이었던 싱가포르가 디지털자산 사업자에 대해 점점 더 엄격한 규제 요건과 라이선스 기준을 적용하면서, 두바이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앞서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올해 6월부터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디지털자산 사업자에게 신규 라이선스 취득을 의무화하고, 미취득 시 최대 25만 싱가포르달러의 벌금 또는 최대 3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등 규제를 대폭 강화한 바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최근 세계 주요 디지털자산 거래소들이 두바이를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다. 바이비트(Bybit)는 지난 2023년 싱가포르에서 두바이로 본사를 이전했다. 바이낸스(Binance)도 지난해 6월 두바이 디지털자산 규제청(VARAR)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바이낸스 두바이’를 설립했다. 오케이엑스(OKX) 역시 지난해 10월 두바이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며, 현지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국내에서도 넥슨의 블록체인 자회사 넥스페이스(Nexpace),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 카카오 계열의 클레이튼과 라인 넥스트가 공동 설립한 카이아(Kaia) 재단 등이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거점을 마련하거나 본사를 이전하며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와 함께 일부 국내 웹3 스타트업들도 DMCC 크립토센터에 입주해 현지 인프라와 규제 환경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안톤 골루브 프리디엑스(Freedx) 최고사업책임자(CBO)는 “두바이는 VARA의 감독 아래 40개 이상의 기업이 공식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등 짧은 시간 안에 규제 기반 시장을 빠르게 구축해 왔다”며 “아부다비가 바이낸스에 20억달러(2조9390억원) 규모의 기관 투자를 단행하고, VARA가 명확한 집행 기준에 따라 19개 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규제의 실효성과 집행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국가들이 디지털자산의 정의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동안 UAE는 인프라 구축에 먼저 나섰다”며 “유럽이 미카(MiCA) 규제로 스스로를 제한하고, 미국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좇는 사이, VARA는 실제 시장에 라이선스를 발급하며 실행에 집중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러한 변화가 불과 3년 만에 일어났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박혜진 서강대 교수 역시“두바이는 기업에 친화적인 규제 환경과 함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며“이러한 제도적 안정성이 많은 기업들을 두바이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