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Media 2025-12-04 20:07

“영업정지, 정당” vs “중징계 부당”…두나무-FIU, 소송 내년 2월 재개(종합)

“영업정지, 정당” vs “중징계 부당”…두나무-FIU, 소송 내년 2월 재개(종합)

[블록미디어 김제이·김해원기자] 두나무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가상자산사업자 영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 결론이 또다시 미뤄졌다. 두나무는 미신고 사업자 거래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며 고의·중과실이 없다고 주장했고, FIU는 2년에 걸친 반복 위반과 사후 점검 부재를 들어 중대한 과실이 명백하다고 맞섰다.

4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두나무와 FIU의 영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 3차 변론기일에서 재판부는 “오늘 변론 종결은 어렵다”며 다음 기일을 내년 2월12일로 지정했다. 재판부는 두나무 측 고의성은 낮게 보면서도 체이널리시스 오류 인지 가능성, 추가 점검 의무 이행 여부 등 ‘중과실’ 판단을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두나무는 출금 요청 단계에서 자동 차단 시스템을 운영해 왔고, 이용자 요청이 있을 경우 확약서를 받은 뒤 체이널리시스로 미신고 사업자 여부를 재차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체이널리시스가 ‘미확인(Unknown)’으로 분류한 지갑은 어떤 사업자로도 식별되지 않았고, 이후 데이터가 사후적으로 업데이트된 것을 근거로 영업정지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두나무는 문제가 된 거래 규모도 “전체 출금 기준 0.37% 수준의 극히 미미한 비중”이라고 강조했다. 100만원 미만 디지털자산 이전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던 시기 업계가 FIU와 협의해 확약서 징구 절차를 마련했고, 여기에 더해 체이널리시스 추가 점검까지 시행해 “평균적인 사업자보다 강화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두나무는 영업정지 처분 요건인 고의 또는 중과실, 필요한 조치 미이행, 미신고 사업자와의 영업 목적 거래 등 세 가지 요건 가운데 FIU가 사실상 ‘거래 존재’만으로 나머지 요건을 추정했다며 반박했다. 출금 당시에는 해당 지갑이 미신고 사업자인지 알 수 있는 객관적 정보가 없었고, 체이널리시스도 미확인으로 분류한 만큼 대법원 판례상 중과실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FIU가 제시한 다른 거래소 사례는 화이트리스트 운영, 독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후 블랙리스트 관리 등 각자 상황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가 어렵다고 했다. 두나무는 자신들이 “전체 거래의 99.5%를 차단하는 등 가장 신속하고 정밀한 분석 체계를 운영해 왔다”며 “필요한 조치 요건 역시 충족했다”고 강조했다.

두나무는 더 나아가 FIU가 제시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판단 기준이 법령과 판례 어디에도 없는 임의적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어 서비스 제공 여부, 원화 결제 지원 여부 등을 근거로 미신고 여부를 판단했지만, 처분 기간인 2022년 8월부터 2023년 8월 사이 실제로 그 요건을 충족했는지 FIU가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블로그 캡처 등 출처가 불명확한 자료를 근거로 삼았고, 동일 사안에 대해 수사기관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점도 들었다.

바이낸스를 둘러싼 판단의 일관성 문제도 지적했다. 두나무는 “같은 해외 거래소 지갑이 체이널리시스에서 미확인과 신고사업자 사이를 오가는 상황에서 출금 당시가 아니라 사후 기준으로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한국인 이용 비중이 높은 바이낸스는 FIU가 미신고 사업자가 아니라고 평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외국 거래소는 미신고로 본 것은 자의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영업정지 처분이 신규 이용자 확대, 금융업권 진출, 해외 사업 등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만큼 “침익적 처분에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두나무의 설명에 대해 “단순 실수나 초기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 반복적·장기간에 걸친 위반”이라며 중과실이 인정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FIU에 따르면 문제된 거래는 약 2년에 걸쳐 총 전체 4만4948건의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출금으로, 체이널리시스 분석 결과 약 96%가 공란 또는 오류코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미신고 사업자를 식별할 수 있는 고위험 신호였지만, 두나무가 사후 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FIU는 업계 전체가 체이널리시스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던 만큼, 업계 1위 사업자인 두나무에는 더 높은 수준의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사업자들이 화이트리스트, 트래블룰 기반 차단, 독자 내부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복수의 안전장치를 운영해 온 반면, 두나무는 사실상 ‘확약서+체이널리시스’ 조합에만 의존하면서 추가 검증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FIU는 “초기 단계 일부 미확인 표기는 있을 수 있으나, 장기간 미확인 상태가 유지된 지갑에서 반복적인 출금이 이뤄진 것은 추가 확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두나무가 규제 공백을 주장하는 점에 대해서도 FIU는 특금법과 시행령·시행규칙을 근거로 반박했다.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의무는 가상자산사업자에게 부과된 핵심 조항이며, 법이 필요한 조치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았다고 해서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트래블룰은 특금법 제5조에 따른 100만원 이상 이전 시 송금인 정보를 제공하는 범용 규정인 반면,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금지는 별도의 제재 요건으로, 두나무가 둘을 혼동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바이낸스 관련 논란에 대해 FIU는 바이낸스가 특금법 제7조 신고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닌 사업자일 뿐,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규정 자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해외 거래소가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형사 수사 기준과 행정제재 기준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FIU는 이번 처분이 과도하다는 두나무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영업정지 범위가 “신규 이용자의 외부 전송만 3개월 제한”으로 기존 이용자 거래는 계속 허용돼, 전체 업무의 약 0.6% 수준에 그치도록 감경했다는 설명이다. 법 위반 동기와 배경, 위반 행위의 유형과 위험성, 재발 가능성, 시정 요구에 대한 협조 여부 등을 종합해 법정 최고 수준에서 감경한 처분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 측이 미신고 사업자 거래를 고의로 용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체이널리시스 오류·공란 상태를 어떻게 인지했는지, 반복 거래 상황에서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중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더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년 2월12일 추가 변론기일을 열고 양측의 추가 자료와 법리를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FIU관계자는 블록미디어 취재진에“이번 소송이 두나무의 네이버 대주주 승인 심사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사안”이라며“해당 처분이 승인 절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또“영업정지 처분 역시 최종적으로는 법원 판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