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확한 공시’가 소송으로⋯디파이 테크놀로지스 집단소송, 업계 전반에 경고등
디파이 기업 집단소송⋯공시 리스크 경고투명성 요구 확대⋯거버넌스 시험대
[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최근 디지털자산 기업 디파이 테크놀로지스(DeFi Technologies Inc.)를 상대로 제기된 연방 집단소송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중요한 경고 신호를 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디파이 테크놀로지스를 대상으로 제기된 집단소송의 대표 원고 선임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다. 소송의 대표 원고 선임 기한은 2026년 1월 30일이다.
이번 소송은 디파이 테크놀로지스가 자체 개발한 ‘디파이 알파(DeFi Alpha) 차익거래 트레이딩 전략’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주장에 기반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해당 전략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홍보했지만 이후 실적 수정 공시와 함께 주가가 급락하며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소송 대상 기간은 2025년 5월 12일부터 11월 14일까지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디지털자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비롯된 구조적 리스크를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성과를 과장하거나 리스크를 축소한 채 디지털자산 전략을 모호하게 설명할 경우 투자자 해석의 여지가 커지면서 법적 분쟁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불명확한 설명 자체가 허위 진술로 해석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제이슨 비샤라 NSI 인슈어런스 그룹 거버넌스 전문가는 이번 소송을 단발성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변동성이 큰 디지털자산 전략과 불명확한 공시가 결합될 경우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샤라는 “△변동성이 큰 자산군과 이해하기 어려운 차익거래 구조, 투자자 기대와 실제 성과 간 괴리가 결합된 전형적인 소송 환경”이라며 “실적 하향과 주가 급락이 맞물릴 경우 ‘허위 진술 또는 중요한 정보 누락’ 프레임이 형성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는 다른 디지털자산 기업을 겨냥한 모방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와 경영진의 거버넌스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자산 전략을 명확히 문서화하고 활용 목적과 구조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어 수단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경영진 메시지를 일관되게 관리하는 것도 필수 과제로 꼽힌다. 디지털자산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순간 기업은 기존 산업보다 훨씬 엄격한 공시 책임을 지게 된다는 점도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자산 노출’을 마케팅 용어처럼 사용하는 행태 △수익·차익거래·저위험 같은 표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관행 △전략 변경이나 손실 발생 시 시장에 즉각 알리지 않는 대응 방식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소송의 직접적인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경고다.
투명성과 경쟁 전략 보호 사이의 균형에 대해서는 ‘전략 수준의 투명성과 실행 수준의 비공개’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투자자에게는 △자산 보유 목적 △수익 구조 △리스크 요인 △거버넌스 체계를 명확히 설명하되 개별 거래 시점이나 세부 메커니즘은 보호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 주요 거래와 관련해 △리스크 변화 설명 △매수·매도 기준 명시 △유동성 한계 문서화 △실적 발표와 투자자 설명(IR) 자료 간 메시지 일관성 확보 △차익거래·스테이킹·대출 등 수익 구조의 한계 명시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특히 아직 디지털자산 전략을 본격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기업일수록 선제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소송이 공식적인 규제 변화는 아니더라도 사실상 공시 기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원이 투자자 손을 들어줄 경우 리스크 설명과 이사회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업계 전반에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자산 기업을 중심으로 공시 체계 재점검과 함께 임원 배상책임보험(D&O) 등 리스크 관리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