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시계제로②] ‘은행 과반·지분 제한’ 만지작하는 정부… “혁신 저해” 반발하는 업계
[블록미디어 이승주 기자] 현재까지 공개된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초안이 ‘대주주 지분 제한’과 ‘은행 과반’ 컨소시엄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표준과는 반대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디지털자산 업계에서는 혁신을 저해하고 기업가 정신을 방해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업계 및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개된 가상자산 2단계법 정부안에는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정부안은 은행이 과반(50%+1주)인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자본시장의 대체거래소(ATS)와 유사한 공적 인프라로 보고,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대주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의 15~20%를 초과해 보유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는 현재 넥스트레이드 등 ATS에 적용되는 소유분산 기준(15%)을 차용한 것으로, 창업자나 소수 주주가 거래소 운영과 수수료 수익을 독점하는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밖에 사고 발생 시 무과실 손해배상 책임 및 매출액의 10%에 달하는 징벌적 과징금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경쟁력을 저해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신생 산업인 디지털자산 산업은 창업자 중심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과감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이뤄졌는데, 지분이 분산되면 의사결정 과정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지연되면서 장기적인 혁신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며 “세계 주요 디지털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등은 모두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면서 생태계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창업 생태계와 기업가정신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일궈낸 민간 기업의 지배구조를 사후적으로 강제 조정하는 것은 창업 의욕을 근본적으로 꺾는 규제란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런 선례를 만들면 장기적으로 유망 기업들의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국내 창업 생태계를 고사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게다가 이 기준이 확정되면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5대 원화거래소 대주주는 일부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송치형 의장이 25.25%, 빗썸은 빗썸 홀딩스가 73.5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코인원은 차명훈 대표가 53.44%, 코빗은 NXC가 60.5% 고팍스는 바이낸스가 67.45%다. 모두 대주주 지분이 15%를 넘어선다. 게다가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합병,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초기에 은행이 지분 50%+1주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에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가닥이 잡혔다. 여러 은행이 모여 지분 과반을 확보하면 증권사와 거래소, 카드사, 핀테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제도화 자체는 환영하지만 현재 정부안 방향이 ‘지나친 규제’ 방향이란 점에서 글로벌 표준과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박혜진 서강대 주임교수는 “은행 과반이어야 한다는 어떤 설득적인 근거가 부재하다”며 “대한민국 금융시장에서의 은행은 미국처럼 자격을 갖춘자여야만 취득할 수 있는 라이센스가 아니므로 은행 과반을 주장하는 것도 무리”라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기업 테더와 써클도 비은행권이며, 미국 지니어스법에도 없는 규제가 왜 국내에는 필요한 것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며 “증권사나 네이버, 카카오같은 플랫폼 기업이 주가 되어서는 왜 안되는지 소명없이 입법이 이뤄져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