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nter 2026-02-04 21:01

“자산 보관 넘어 운용까지…비트코인 은행으로 진화 목표”[CEO&스토리]

“자산 보관 넘어 운용까지…비트코인 은행으로 진화 목표”[CEO&스토리]

조진석(사진) 한국디지털에셋(KODA) 대표는 KB국민은행에서만 28년 근무한 전형적인 ‘은행통’이다. 무역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2년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여느 행원과 다르지 않게 영업점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단순히 좋아서 배운 컴퓨터 프로그램이 그의 삶을 바꾸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그때만 해도 은행에 정보기술(IT) 인력이 많지 않았다”며 “그냥 재미있어서 호기심으로 독학했다”고 회상했다.

취미로 시작한 공부는 곧 커리어가 됐다. IT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홈페이지 관리 업무를 맡았고 인터넷뱅킹이 도입되자 시스템 운영을 담당했다. 이후 정보보호부장을 거쳐 2018년에는 신기술혁신센터장에 올랐다. 은행의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을 고민하는 핵심 부서였다.

이 시기에 조 대표가 눈여겨본 미래 산업 중 하나가 가상자산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사업을 검토하던 그는 가상화폐 커스터디(수탁) 사업을 보며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이건 은행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며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게 은행의 본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생각은 KODA로 이어졌다. KODA는 KB국민은행과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 등이 합작해 설립한 가상화폐 커스터디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제도권 은행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출범 당시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조 대표는 KODA 설립 단계부터 참여해 2021년 이사로 합류했고 2023년부터는 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메이저 은행이 직접 세운 만큼 조 대표를 비롯해 준법감시인,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등 임원 대부분이 20년 이상의 금융권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KODA는 현재 국내 가상화폐 커스터디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설립 6년 차를 맞은 지금 조 대표의 시선은 다음 단계로 향해 있다. 고객의 자산을 단순 보관하는 것을 넘어 운용까지 아우르는 ‘가상화폐판 은행’으로의 진화다. 조 대표는 “지금은 고객 자산을 보관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지만 운용이 허용되면 은행 예금처럼 자산을 굴려서 수익과 보상을 돌려주는 사업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경에는 제도 변화가 있다. 현재 가상자산사업자는 거래소와 커스터디 업체로 한정돼 있지만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법)이 입법화되면 사업 범위가 운용·자문·위임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조 대표는 “운용이 가능해지면 보관 수수료 대신 운용 수수료를 받고 운용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며 “은행의 예적금과 기본적인 틀은 같다”고 설명했다.

KODA가 가진 강점도 분명하다. 이미 고객의 가상화폐를 보관하고 있는 만큼 운용을 위한 추가적인 고객확인(KYC)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구상 중이다. 그는 “직접 운용할 수도 있지만 검증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상품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네이버 플랫폼에서 보험 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 같은 사업 모델 확장을 통해 KODA를 ‘디지털 뱅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보관·운용·보상 기능을 하나의 금융 서비스로 묶는 것이 목표”라며 “은행이 해온 역할을 가상화폐 환경에 맞게 재구성해 해외시장까지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De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