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 공방…야당 “김용범 실장 개입설” 제기
김상훈 의원 “초안에 없던 조항, 정책실 개입 의혹” 제기금융위 “공공 인프라 성격…인가제 도입에 따른 조치”강명구 의원 “사후 규제·위헌 소지…국제 사례와도 어긋나”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를 둘러싸고 청와대 개입 의혹이 국회에서 제기됐다.해당 조항이 금융위원회의 초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점이 그 배경으로 언급됐다.금융위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제도 설계 과정에서 검토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가 금융위 초안에는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이지 않는 윗선의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어 “그 윗선의 힘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아니냐”고 물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국회에 보고한 조율안에서,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의 대주주 지분 한도(15%)를 준용해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애초 금융위 초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민의힘은 외부 압력이나 정치적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조항이 금융위 초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점을 재차 언급하며, 해당 조항이 뒤늦게 추가된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윗선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으로 “김용범 정책실장이 해시드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해당 규제가 반영됐다는 주장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VC)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지낸 뒤,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대주주 지분 제한 조항이 투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된 것 아니냐며 이 위원장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해당 질의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재차 답했다.
이날 김 의원은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이 국제적 흐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에 지분율을 제한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해당 규제가 시장이 형성되기 이전에 도입됐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사후적으로 지분율을 낮추려는 것은 책임 소재를 오히려 불명확하게 만들 수 있다”며 “오히려 이 규제로 역외 자본의 유입이 제한되거나,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할 경우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 등 외국 자본이 국내 거래소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실질적 책임 주체가 모호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특정 기업이나 특정인을 염두에 둔 조항은 아니다”며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검토된 내용”이라고 답했다.
이어진 질의에서도 이 위원장은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공공적 성격을 지닌 인프라에 해당한다며 지분율 제한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가 1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공공 인프라에 가깝다고 규정하고, 책임 부과를 위해 지분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며 “그러나 지분을 분산하는 것이 오히려 책임 경영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한국거래소나 넥스트레이드처럼 지분율 제한이 적용되는 사례를 언급하며 “디지털자산 거래소 역시 인프라적 성격을 감안해 적절한 지분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지분 분산을 의무화하는 것은 사전 규제가 아니라 사후 규제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본시장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는 설립 단계에서부터 지분을 분산해 허가를 받았지만, 이미 지배구조가 형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도 거래소 지분을 강제로 분산하거나 제한하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학계에서도 유사한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조항은 재산권 침해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민주당 디지털자산 TF의 일부 자문위원들도 위헌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위의 입장을 물었다.
이 위원장은 “기존 디지털자산 거래소는 신고제로 운영돼 3년마다 사업자 갱신이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가제를 도입해 공공적 성격을 갖춘 제도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인가제 도입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통제가 필요하고, 지분 분산은 그 방안 중 하나”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