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Media 2026-02-07 20:35

XRP레저, ‘기관 금융 운영체제’로 진화…5일 발표 로드맵, “이더리움 앞선다” 평가

XRP레저, ‘기관 금융 운영체제’로 진화…5일 발표 로드맵, “이더리움 앞선다” 평가

XRP레저 3대 축, 허가형 도메인 등인프라 완성과 실행 리스크 놓고 설전"금융 전용 고속도로" 평가 나와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리플 랩스(Ripple Labs)가 5일(현지시각) XRP레저(XRPL)의 새로운 기관용 디파이(Institutional DeFi) 로드맵을 공개했다. 단순한 디지털자산 전송 네트워크를 넘어 실물 금융(Real-World Finance)을 위한 운영 체제로의 도약 선언이다.

이번 발표는 규제 준수, 자산 토큰화, 그리고 온체인 대출 기능을 대거 통합하여 보수적인 금융 기관들이 블록체인을 실제로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방점을 두었다.

리플이 제시한 핵심 기술 내용과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 그리고 이더리움과의 경쟁 우위를 분석했다.

리플이 발표한 이번 로드맵의 골자는 은행이나 자산운용사와 같은 기관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규제 준수형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리플은 크게 결제, 담보 관리, 대출이라는 세 가지 영역에서 핵심 기술을 도입했다.

① 허가형 도메인과 신원 인증 (Permissioned Domains & Credentials)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허가형 도메인’의 도입이다. 기존 블록체인은 누구나 참여 가능한 개방형 구조라 자금세탁방지(AML)나 고객확인제도(KYC)가 필수적인 제도권 금융기관이 사용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XRPL은 ‘자격 증명(Credentials)’ 기능을 도입해, 인증된 참여자만이 거래할 수 있는 별도의 통제된 환경을 조성했다. 이는 마치 공공장소(퍼블릭 체인) 내에 신분증을 가진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VIP 라운지(허가형 도메인)를 만든 것과 같다.

② 복잡한 금융 상품을 담는 그릇, MPT (Multi-Purpose Token)

기존에는 채권이나 펀드 같은 복잡한 금융 상품을 토큰화하려면 복잡한 스마트 계약 코드를 짜야 했고, 이는 해킹 위험을 높였다. 리플은 ‘MPT’라는 새로운 표준을 통해 코딩 없이도 만기일, 전송 제한, 트랜치(tranche) 등의 조건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이는 금융 기관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파생상품을 안전하고 쉽게 발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③ 유동성을 깨우는 온체인 대출 프로토콜 (Lending Protocol)

XRPL은 그동안 단순 전송에 특화되어 있었으나, ‘단일 자산 금고(SAVs)’와 대출 프로토콜(XLS-66) 도입을 통해 본격적인 금융 시장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 이를 통해 기관들은 보유한 XRP나 토큰화된 자산을 금고에 예치해 이자를 받거나, 이를 담보로 고정 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XRP를 단순 보유 자산에서 ‘수익 창출 자산’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시장은 이번 발표를 ‘단순한 가격 부양(Hype)’이 아닌 실질적인 ‘인프라 뉴스’로 받아들이면서도, 당장의 가격 변동성에 대해서는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약 4억7300만 개의 엑스알피(XRP)를 보유한 대형 기관 에버노스는 이번 로드맵의 가장 큰 잠재적 수혜자이자 리스크를 짊어진 당사자로 지목되었다. 최근 XRP 가격 하락으로 약 3.8억달러의 평가 손실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에버노스 측은 XRPL의 새로운 대출 프로토콜을 통해 막대한 보유 물량을 ‘수동적 자산’에서 ‘수익형 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에버노스의 성공 여부가 향후 기관들의 XRPL 채택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레딧(Reddit) 등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업데이트가 “조용하지만 거대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은행들은 결코 무허가형 오픈 블록체인을 쓰지 않을 것이기에, ‘허가형 도메인’과 같은 기능이 실제 금융권 채택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프라 구축이 곧바로 대규모 채택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실행 리스크(Execution Risk)’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었다.

벤징가(Benzinga) 등 주요 분석 매체들은 기관용 인프라 관점에서 XRPL이 이더리움 대비 명확한 기술적, 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압도적인 속도와 확정성에서 XRPL이 점수를 받았다. 금융 거래에서 ‘불확실성’은 가장 큰 적이다. 이더리움이 거래 확정에 약 12~13분이 소요되는 반면, XRPL은 3~5초 만에 거래가 완전히 종결(Finality)된다. 이는 국경 간 결제나 고빈도 매매가 필요한 기관에게 결정적인 차이로 작용한다.

예측 가능한 비용 구조도 이더리움을 앞서는 이유다. 이더리움은 네트워크가 붐빌 때 수수료(가스비)가 수십 달러까지 치솟는 변동성을 보이지만, XRPL은 건당 약 0.0002달러 수준의 초저가 수수료를 유지한다. 대량의 거래를 처리해야 하는 기관 입장에서 비용 예측 가능성은 XRPL을 선택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이 된다.

이더리움은 자체 스테이킹을 통해 약 3~5%의 이자를 주지만, XRP는 그동안 자체적인 이자 수익 모델이 없었다. 이로 인해 약 1700억 달러 규모의 XRP가 유휴 상태로 잠겨 있었다.

분석가들은 이번에 도입되는 대출 프로토콜과 ‘볼트’ 시스템이 이 막대한 유휴 자본을 활성화하는 ‘킬러 앱’이 될 것이며, 이는 이더리움의 스테이킹과는 차별화된 기관 전용 수익 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플의 이번 발표는 XRP 레저를 단순한 코인 전송망에서 규제 준수가 가능한 ‘기관급 금융 플랫폼’으로 체질 개선을 완료했음을 의미한다.

이더리움이 범용성을 가진 ‘월드 컴퓨터’라면, XRPL은 금융 거래의 효율성과 신뢰성에 특화된 ‘전용 고속도로’를 깐 셈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구축된 고속도로 위를 달릴 실제 기관 자금의 유입을 증명해 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