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업은행에 미 국채 축소 권고…비트코인에 미치는 파장은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중국 금융당국이 자국 상업은행들에 대해 미 국채 보유 비중을 줄이도록 권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당장의 시장 충격보다는 외국인 수요 둔화가 장기금리와 유동성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 시장도 그 영향을 가늠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논의의 출발점은 중국 금융당국의 최근 가이드라인이다. 블룸버그는 2월 9일 중국 규제 당국이 상업은행들에 미 국채 익스포저를 제한하도록 권고했다고 전했다. 변동성 확대와 자산 집중 위험을 이유로 든 이 조치는 단기적인 매도 압박보다는 중국 금융권 전반의 운용 기조가 보다 보수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중국 금융기관이 보유한 달러 표시 채권은 약 2980억 달러다. 이 가운데 미 국채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업은행 보유분은 유동성 관리 목적이 강한 만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조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잠재적 수급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상업은행 권고는 돌발 변수라기보다 이미 진행 중이던 흐름을 드러낸 신호에 가깝다. 미국 재무부의 주요 외국인 보유자 통계에 따르면 중국 본토의 미 국채 보유액은 2025년 11월 기준 6826억 달러로 최근 10년 사이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지난 5년간 중국은 외환보유 구조를 다변화하며 미 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 왔고 이번 조치는 이러한 전략이 민간 금융권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중국의 보유 축소만으로 미 국채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유통 중인 미 국채 규모는 약 28조8600억 달러로 중국의 공식 보유분은 전체의 2.4%에 불과하다. 다만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절대 규모보다도 외국인 수요가 줄어들 경우 장기금리에 반영되는 기간 프리미엄이다. 이는 점진적인 방식으로 금융 여건을 조일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 2월 9일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23% 수준에서 형성됐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외국인 투자자의 제한적 청산만으로도 국채 금리가 25bp에서 최대 100bp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대규모 매도가 없더라도 신규 발행 물량을 소화할 수요가 줄어들면 금리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금리 흐름은 자연스럽게 비트코인으로 시선을 옮기게 만든다. 비트코인은 무이자 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실질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상대적인 매력도가 낮아진다. 2월 5일 기준 미국 10년물 물가연동국채 금리는 약 1.89%로 실질금리는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흐름이다.
다만 금융 환경 전반이 즉각적인 위기로 전환된 것은 아니다. 시카고 연은 국가금융여건지수는 1월 30일 기준 -0.56으로 여전히 평균보다 완화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중간 국면’이다. 금융 여건이 점진적으로 긴축되더라도 정책 대응을 유도할 만큼의 스트레스는 발생하지 않아 위험자산 가격만 조정받는 구간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흐름도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위험자산 회피 심리 속에 한때 60000달러를 하회했다가 이후 시장 안정과 함께 70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글로벌 유동성 기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베타 자산 성격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중국의 미 국채 수급 변화가 금리를 통해 비트코인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은행권이 신규 매수를 줄이고 만기 도래 물량 위주로 조정할 경우 금리는 제한적인 상승에 그칠 수 있다. 반면 이러한 움직임이 구조적 수요 감소로 인식될 경우 금융 여건은 예상보다 빠르게 조여질 수 있다.
한편 또 다른 변수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거론된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3070억 달러 수준이며 테더는 약 141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 및 관련 자산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자금이 일정 부분 미 국채 수요를 보완하는 구조가 형성될 경우 중국발 수급 공백의 충격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상업은행 미 국채 축소 권고는 당장의 매도 신호라기보다 글로벌 채권 수요가 점차 가격 민감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슬레이트는 “이러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금리 상승이 단순한 재조정인지 아니면 보다 강한 유동성 긴축의 전조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