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대신 월렛, 카드 대신 스테이블코인… 은행의 다음 모습은?
“웹3 시대에 은행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존재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김준환 신한금융지주 디지털마켓센싱파트장은 11일 매일경제가 주최한 ‘월드크립토포럼’의 ‘디지털 자산을 통한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 세션에서 이같이 말하며 웹3 환경에서 금융권의 역할 재정의를 강조했다. 기술 발전 속에서 금융 접점과 책임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신한금융이 이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김 파트장은 “MZ세대에게 금융의 출발점은 더 이상 계좌가 아닌 것 같다”며 디지털자산 플랫폼은 일상적인 금융 접점이 되고, 스테이블코인의 연간 거래 규모는 글로벌 카드와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이 예금 대신 스테이킹을, 카드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할 때 금융권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며 “위기의식 속에서 웹3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진 금융권 사례로 약 10년간 인프라 구축, 상용화, 사업 확장을 진행해온 JP모건을 언급했다. JP모건이 시장을 선점한 건 ▲인프라 확보 후 서비스 확장 ▲별도의 조직을 통한 발빠른 실행 때문이라면서 웹3 경쟁력은 기민한 실행력과 선제적 인프라 확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파트장은 “웹3는 완전히 새로운 금융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금융의 기본적인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라면서 자산의 형태, 결제 방식, 중개 주체는 달라질 수 있지만, 돈을 모으고, 빌리고, 쓰고, 거래하고, 지키고, 불리는 기본적인 금융 기능은 유지되는 만큼 금융권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3 환경에서는 책임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고, 책임을 필요로 하는 금융 분야는 전통 금융권의 몫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미래에는 점포나 앱이 아닌 구글 에이전트, 애플 월렛, 오픈AI 서비스 등이 금융 접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AI는 고객이 복잡해진 금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도록 대신 실행해주는 채널인 만큼 금융권은 이들과 경쟁하기보다 어떻게 잘 연결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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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웹3 추진 전략도 공유했다. 먼저 인증, 보관, 결제 기능을 통합한 ‘월렛(금융 접점 재정의)’을 통해 레거시 금융과 웹3를 연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월렛이 금융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스테이블코인(자금 이동 방식 재정의)과 토큰화(자산 구조 재정의)도 함께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 파트장은 이를 “웹3 환경에서 금융그룹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구조”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그룹 차원에서 9개 개념증명(POC)을 실시했다면서 ▲배달 플랫폼 ‘땡겨요’에서의 결제·정산 실험 ▲온체인 자산 담보 대출 구조 검증 ▲일본 기업 대상 전자지갑 국제 송금 테스트 사례를 소개했다.
토큰화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융사들은 토큰화를 특정 상품이 아닌 거래, 정산, 자산 관리의 근본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며 유동성 개선, 프로그래머블 거래, 투명성 제고를 기대하며 컨소시엄 방식으로 제도권 내 거래 구조를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금융 환경의 등장이 ‘은행업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는 빌 게이츠의 30년 전 발언을 현실화할 것처럼 보이지만, 김 파트장은 “은행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존재 방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웹3 시대의 은행은 고객의 삶 속으로 더 깊이 스며들 수 있다”며 고객은 레거시 금융과 웹3 금융을 하나의 구조 안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은행은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곁에 존재하는 ‘인비저블 뱅크(Invisible Bank)’, ‘에브리웨어 뱅크(Everywhere Bank)’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Toke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