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Media 2026-02-16 07:51

트럼프, 車 ‘정차 시 엔진정지’ 혜택 없앴다…기후 규제 17년 근간 뒤집기 -NYT

트럼프, 車 ‘정차 시 엔진정지’ 혜택 없앴다…기후 규제 17년 근간 뒤집기 -NYT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차량 정차 시 엔진을 자동으로 끄는 ‘오토 스톱-스타트(start-stop)’ 기능에 부여되던 배출가스 감축 크레딧을 전면 폐지했다. 연비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흐름 속에서 자동차 배출 규제 체계 전반에 변화를 예고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청(EPA)은 차량이 완전히 정차했을 때 엔진을 자동으로 끄고 운전자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다시 시동을 거는 기능에 대해 더 이상 배출가스 기준 충족을 위한 크레딧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간 완성차 업체들은 해당 기능을 차량에 장착할 경우 연방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맞추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크레딧을 받아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가 인간 건강과 환경에 위협이 된다는 이른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공식 부인한 직후 나왔다. 이 판단은 지난 17년간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당 판단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리 젤딘 EPA 청장은 보도자료에서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은 차량 배터리를 손상시킨다”고 주장하며 제도 폐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 컨슈머리포트 등 전문가들은 배터리 수명 단축에 대한 우려는 일반적인 오해라고 지적해왔다. 젤딘 청장은 “지난 1년간 50개 주를 방문하며 수많은 미국인들로부터 이 기능을 없애달라는 요구를 들었다”고도 말했다.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은 2012년 EPA가 해당 장치를 ‘오프사이클(off-cycle) 크레딧’ 대상으로 포함하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오프사이클 크레딧은 실제 주행 환경에서는 배출 저감 효과가 있지만 시험 조건에서는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기술에 대해 보완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엔진 열 재활용 기술이나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반사 페인트 등도 여기에 포함돼 왔다.

실제 이 기능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도입 초기 적지 않았다. 2022년 미 교통부 데이터베이스에 접수된 자동차 결함 신고 가운데 1% 이상이 오토 스톱-스타트와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7년식 차량에서 문제 제기가 가장 많았다. 다만 해당 비율은 2024년까지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기능이 장착된 차량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연비 개선 효과를 뒷받침한다. 2023년 국제자동차공학회(SAE International)가 발표한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시험 조건에서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은 주행 환경에 따라 연비를 7.27%에서 최대 26.4%까지 개선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일부 운전자들은 연료 절감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거나 엔진 마모를 우려해 기능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차량은 주행 중 해당 기능을 일시적으로 끌 수 있지만 완전 비활성화 기능을 기본 탑재할 경우 크레딧을 받을 수 없었다.

NYT는 이번 조치로 2012년식 이후 차량에 적용돼 온 온실가스 배출 기준 준수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기존에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벌금이 부과됐으나 오토 스톱-스타트 등 기술 크레딧을 통해 일정 부분 상쇄가 가능했다. 앞으로는 해당 기능만으로는 규제 대응 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존 보젤라 미국자동차혁신연합 회장 겸 CEO는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에 제공한 성명에서 “이전 행정부가 도입한 달성 불가능한 배출 규제의 일부를 바로잡은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행정부 교체 시 정책 방향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통 부문은 미국 내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꼽힌다. 이번 오토 스톱-스타트 크레딧 폐지와 오프사이클 크레딧 전면 제거는 연비 및 배출 규제 완화 기조를 분명히 한 것으로, 자동차 업계의 기술 개발 방향과 소비자 선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