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봉의 글로벌 레이더] 미국 SEC의 지급용 스테이블코인 2% 헤어컷 적용의 의미
[블록미디어 김효봉 변호사] 얼마 전 기사를 읽다가 눈이 번쩍 뜨이는 뉴스를 하나 발견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실무지침으로 “브로커·딜러가 증권거래법에 따라 순자본 계산 시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롱 포지션 또는 숏 포지션 중 더 큰 시가총액의 2%를 차감”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브로커·딜러가 가진 포지션을 증권거래법 제15c3-1조에 따라 ‘즉시 거래 가능한 시장’을 가진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며, 보다 쉽게 설명하면 그동안은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급용 스테이블코인 100달러를 순자산 계산시 0달러로 간주하였다면 앞으로는 98달러로 계산하여 순자본에 반영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SEC의 위와 같은 해석은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미국 감독당국의 평가를 단적으로보여준다. 즉, 지니어스 법상 요건을 충족한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은 현금과 유사한 자산으로 간주되어 다른 유동자산과 마찬가지로 취급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행 순자본 규정에 따를 경우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가 만기 3개월 미만 단기물의 경우 0%의 헤어컷(차감율)을 만기 25년 이상인 장기물의 경우 6%의 헤어컷을 각각 적용받고 있다.
다만, SEC는 이러한 2% 헤어컷이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에만 적용되는 것임을 명확히 하였다. 이 때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은 지니어스 법에 따라 인가받은 발행인 또는 법상 요건을 충족하는 해외 발행인이 발행한 코인에 한정된다. 아울러, 주식에 대한 자기자본 포지션과 달리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 중 더 큰 금액에 대해 2%의 헤어컷이 적용되며 상계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동일한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을 모두 보유한 브로커·딜러가 있는 경우 두 포지션 중 더 큰 금액에만 차감율이 적용되며 순 가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SEC의 이번 실무지침은 브로커-딜러들 사이에 지급용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지급 논의에서, 미국 백악관이 “단순한 보유에 따른 이자 지급은 금지되나 특정 활동이나 거래에 기반한 보상은 허용”하는 방향으로 은행권과 디지털자산업계 간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으므로, 향후에는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은행 예금보다 더 수익률이 높을 가능성이 있고 금융기관으로서는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의 형태로 자기자본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는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의 지급수단으로서의 채택도 가속화하게 될 것이다.
어제 민주당 디지털자산 TF에서 3월경 TF가 만든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을 국회에 발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드디어 입법이 조금씩 진전이 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디지털자산기본법은 큰 틀에서 규율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므로 그 외에 구체적으로 챙겨야 하는 실무적인 보완점과 쟁점사항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SEC가 발표한 위 순자본 규제 역시 우리가 아직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쟁점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는 거래소 소유한도 규제와 은행 중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가 그 외 모든 다른 논의들을 압도하고 있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새로운 산업이 하나의 업권으로 탄생하는 과정이 쉬울리 없다.비록 제도화의 과정은 험난하지만 디지털자산업 역시 제도권에 편입되어 안착되고 나면 많은 이들에게 일자리와 편익을 제공하는 순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이토록 중요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있어,해외 주요국들이 이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며 규율하고 있는지를 균형감있게 관찰하여 국제적인 규제 정합성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며,우리도 미래 주력 산업이 될 수 있는 디지털자산업을 지지하고 육성하는 기조로 규율방향이 설정되기를 바래본다.
·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2009)· 제51회 사법시험 합격(2009)· 제41기 사법연수원 수료(2012)· 미국 컬럼비아 법학대학원 법학석사 수료(2017)· 금융감독원 디지털 금융혁신국(2022-2024)·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2024)
김효봉 변호사는 10년 이상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디지털금융 및 디지털자산 분야의 규제와 시장 실무에 모두 정통한 전문가다. 특히 금감원 재직 당시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 및 하위 규정의 제정 지원,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상장 관련 자율규제 마련 지원 등 규제 체계 구축에 주력해 왔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재는 법무법인 태평양(BKL)에서 블록체인, 토큰증권, 금융회사 인허가, 자금세탁방지 등 디지털자산 및 디지털금융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