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nter 2026-03-09 18:00

거래소 지분논쟁에 발목 잡힌 사이...美 주정부까지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비

거래소 지분논쟁에 발목 잡힌 사이...美 주정부까지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비

국내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가상화폐 거래소 지분 규제 논쟁으로 지연되는 사이 미국은 연방에 이어 주(州) 정부 차원에서도 규제 체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로리다주 의회가 첫 스테이블코인 규제 모델을 마련하면서 소규모 발행자는 주 규제를, 일정 규모 이상 발행자는 연방 감독을 받는 이중 규제 체계가 정립되는 흐름이다.

9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상원은 6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규제 법안을 37대 0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의회로부터 법안을 전달받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서명할 경우 법안은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온 디샌티스 주지사가 30일 이내에 법안에 서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미국에서 주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마련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번 법안의 골자는 스테이블코인을 ‘금전적 가치(monetary value)’의 한 형태로 정의해 기존 자금세탁방지(AML) 규제 체계에 포함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을 취급하는 사업자는 고객확인(KYC) 및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준수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 기록을 보관해야 한다. 또 플로리다 금융서비스부는 주 정부 면허 수수료나 세금 납부 등 승인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특히 법안은 발행 규모에 따라 감독 체계를 달리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을 경우 발행자는 연방 규제 체계로 이관된다. 지난해 제정된 미국 연방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GENIUS)법과 연계된 구조다. 이번 입법에 따라 지니어스법에서 마련된 미국 내 소규모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주 규제를, 대형 발행자는 연방 감독을 받도록 하는 이중 규제 체계가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로리다의 이번 입법은 다른 주 정부들도 참고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틀이 될 전망이다. 가상화폐 뉴스레터 밀크로드는 “정당 간 충돌도 없고 반대표도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은 다른 주 정부들에게 강한 신호가 된다”며 “플로리다가 먼저 만든 규제 모델이 이제 다른 49개 주가 참고할 수 있는 템플릿이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정비가 속도를 내면서 국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논의는 최근 새롭게 쟁점으로 떠오른 거래소 지분 규제 문제에 가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당과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세부 내용을 최종 논의할 당정협의회도 당초 지난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연기된 상태다.

가상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가상화폐 자문·운용·평가업 도입, ETF 등 파생상품 허용, 법인 투자 가이드라인 마련 등 논의해야 할 세부 과제가 많은 상황인데 갑자기 등장한 거래소 지분 규제 이슈에 모든 논의가 묻혀버렸다”며 “거래소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자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전제로 사업 계획을 준비해 왔는데 입법 논의가 멈추면서 업계 전반이 불확실성 속에서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다”고 말했다.

출처: De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