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Media 2026-03-11 17:00

스테이블코인 핵심은 발행 아닌 전송… “전송망 인프라 설계 필요”

스테이블코인 핵심은 발행 아닌 전송… “전송망 인프라 설계 필요”

'발행'에만 갇힌 국내 논의… 이제는 '전송망 표준' 논의 필요실시간 추적 나선 美·EU, '임베디드 감독'으로 리스크 선제 대응"공공 브릿지로 신뢰와 편의 잡아야” 조언도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미국·일본·유럽연합(EU)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비와 함께 결제 인프라 설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반면 국내 논의는 여전히 발행 주체와 구조에 집중돼 있어 실제 금융 시스템에서 작동할 전송·감독 체계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당·정은 이르면 이달 중 디지털자산기본법 최종안을 확정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현재 논의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율이다.발행 주체의 자본금 요건,준비자산 보유 방식,상환 의무,공시 기준 등을 정비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발행을 은행 중심으로 허용할지,비은행 금융회사와 핀테크에도 문호를 열지,또 한국은행과 금융당국 간 감독 권한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발행 구조에 집중되면서 실제 유통 과정에서 필요한 전송·감독 체계는 상대적으로 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라 결제와 송금,환매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디지털 통화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는 통화량 급증,대규모 환매 요구,이상 거래,자금세탁 위험 등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이를 관리하려면 거래 흐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거래를 탐지할 수 있는 전송·감독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토큰증권 협의체를 출범시키며 스테이블코인과 연계된 온체인 결제 인프라 구축 가능성을 언급했다.다만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나 환매 흐름 관리 등 구체적인 전송망 설계는 아직 초기 논의 단계다.

해외에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지급결제 인프라의 일부로 보고 전송망 설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준비자산과 발행량,환매 흐름을 실시간에 가깝게 추적하는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하고 감독 당국의 모니터링 시스템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결제은행(BIS)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재무 상태와 유동성을 상시 점검하는 시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대규모 환매나 특정 거래소로의 자금 쏠림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한‘임베디드 감독’모델이다.

아시아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일본과 홍콩,싱가포르는 자금세탁방지(AML)규제와 트래블룰을 전제로 사업자 간 메시지 규격과 위험 신호를 공유하는 전송 표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금융 시스템에 안착하려면 발행 규제뿐 아니라 전송과 유통 단계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블록체인 사업을 비교적 일찍부터 추진해 온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이러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게임 업계는 이미 수년 전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 사업을 운영해 온 만큼 전송·유통 구조와 관련한 기술적·운영상의 경험이 상당 부분 축적된 상태다.

최근 블록체인 사업을 ‘게임 메인넷’에서 ‘핀테크·스테이블코인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컴투스홀딩스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송망 표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컴투스홀딩스는 지난달 25일 오픈블록체인·DID협회 정회원사로 가입한 뒤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실증 연구를 제안했다.

컴투스홀딩스가 제안한 표준안은 향후 제도권 편입이 예상되는 스테이블코인이 안전하게 유통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용자 보호와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관제 및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전송망 표준 규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위메이드 역시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해 공공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1월 스테이블코인 전용 메인넷을 공개하고 국내 금융 규제에 맞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김석환 위메이드 부사장은 지난달 블록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공공 인프라’ 중심 모델을 제시하며 국가가 운영하는 공공 브릿지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민간 사업자에게 자산 흐름의 핵심 경로를 맡기는 것은 국가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위험한 일”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결국 제도권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금융 인프라이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공공성이 뒷받침돼야 장기적인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한국은행과 같은 공공기관이 브릿지를 운영하게 되면 해외로 이동하는 자산이 이 경로를 통과하면서 외환 거래 내역이 자동으로 신고·기록될 수 있다”며“이용자는 번거로운 신고 절차를 줄일 수 있고,당국은 국부 유출을 보다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어 규제 준수와 이용자 편의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