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Media 2026-03-14 06:52

미 법원, 커스토디아 소송 기각…연준 ‘계좌 재량권’ 인정

미 법원, 커스토디아 소송 기각…연준 ‘계좌 재량권’ 인정

[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전문 은행 커스토디아의 ‘마스터 계좌(master account)’ 소송을 최종 기각했다. 그러나 판결 직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디지털자산 기업을 위한 제한적 계좌 접근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정책 전환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제10순회항소법원은 커스토디아가 제기한 전원합의체 재심 청구를 부결하면서 연준의 계좌 승인 결정에 대한 사법적 검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마스터 계좌는 금융기관이 연준 결제망과 직접 연결되는 중앙은행 계좌다. 이를 확보하면 은행은 중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송금과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현대 금융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 접근권으로 여겨진다.

와이오밍주 인가 은행인 커스토디아는 디지털자산 기업과 달러 결제 시스템을 연결하는 역할을 목표로 2020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에 마스터 계좌를 신청했다. 초기 검토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연준이 2022년 계좌 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한 뒤 심사가 장기간 지연됐고 결국 2024년 공식적으로 거부됐다.

커스토디아는 연준이 계좌 승인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며 행정절차법과 맨더머스 법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연준이 마스터 계좌 승인 여부에 상당한 재량권을 가진다는 기존 판단이 유지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연준이 주 인가 은행의 결제망 접근을 거부할 재량을 갖는지 여부였다. 반대 의견을 낸 티모시 팀코비치 판사는 “마스터 계좌가 없으면 은행은 현대 금융 시스템에서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연준이 사실상 주 정부의 은행 인가 권한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금기관 규제 완화 및 통화관리법(MCA)에 따라 모든 적격 비회원 은행이 연준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연준이 계좌를 거부할 무제한적 재량권을 갖는 것은 법률 취지와 헌법 구조 모두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수 의견은 이러한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7대3 표결로 전원합의체 재심이 부결됐다. 이로써 커스토디아의 수년간 이어진 법적 공방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판결은 연준 시스템이 디지털자산 기업에 조금씩 열리는 시점에 나왔다. 최근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디지털자산 거래소 크라켄의 은행 부문에 제한적 형태의 계좌 접근을 허용했다.

이 계좌는 완전한 마스터 계좌는 아니지만 결제망 접근 등 상당한 기능을 제공하는 ‘슬림형’ 구조로 알려졌다. 이는 디지털자산 기업이 연준 시스템에 접근한 첫 사례다.

연준 이사회도 현재 전국 단위에서 적용할 수 있는 ‘스키니(master) 계좌’ 정책을 검토 중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디지털자산 은행이나 핀테크 기업이 제한적 형태로 중앙은행 결제망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코인데스크는 업계에서는 실제 승인 확대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 시스템이 지역 연방준비은행 중심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어떤 지역 은행에 신청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