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은 총재 내정자, 스테이블코인 비판론자…CBDC 옹호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은 디지털자산(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일관되게 보수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 왔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화폐의 본질을 충족하지 못하며 기존 화폐를 대체하기 어렵다면서 중앙은행 주도의 디지털화폐(CBDC)와 통합원장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신 내정자의 과거 발언과 논문 등을 통해 그의 디지털자산 관련 입장을 정리했다.
신 내정자는 스테이블코인이 어디서든 같은 가치로 통용되어야 하는 ‘화폐의 단일성(Singleness of money)’ 원칙을 훼손한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2023년 4월 로드니 개럿과 공동 집필한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Bulletin No 73)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된 예금(Stablecoins versus tokenised deposits)’에서 그는 스테이블코인 같은 디지털 무기명 상품이 화폐의 단일성을 위반하고 액면가에서 벗어난 환율 변동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2025년 7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스테이블코인에 항상 ‘교환 비율’이라는 꼬리표가 달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2023년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당시 1대 1이어야 할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의 가치가 1대 0.88까지 폭락했던 사례를 들며, 위기 상황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보장이 쉽게 깨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대규모 매각 사태 발생 시 준비금으로 보유한 미 단기 국채가 시장 금리를 크게 끌어올려 금융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내정자는 블록체인 생태계 자체가 가지는 구조적 한계인 ‘파편화(Fragmentation)’ 문제도 꼬집었다. 그는 올해 3월 발표한 BIS 작업논문(Working Papers No 1335) ‘토큰경제와 블록체인 파편화(Tokenomics and blockchain fragmentation)’를 통해, 탈중앙화를 유지하기 위해 검증인에게 막대한 보상을 지급해야 하며 이로 인해 높은 가스비(수수료)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상승은 필연적으로 사용자들이 보안성이 낮더라도 수수료가 싼 솔라나, 트론 등 다른 대체 체인으로 이동하게 만들어 생태계의 파편화를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의 USDC와 솔라나 기반의 USDC가 서로 호환되지 않고 브리지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유동성을 분산시키고 돈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네트워크 효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미치는 자본 유출과 통화주권 상실의 위험성도 심도 있게 다뤘다. 2025년 8월 세계경제학자대회(ESWC) 런치타임 세션 발제와 당신 발언을 보면, 신 내정자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외환 거래 규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지름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자국 통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블록체인을 통해 달러 표시 가상자산과 쉽게 교환됨으로써 막대한 자본 유출의 통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아가 환율 변동성이 높고 자본 유출에 취약한 국가의 국민들이 자국 통화 대신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하게 되면서 통화 정책의 유효성이 저해되고 각국의 통화주권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지털자산이 범죄에 악용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규제 방안과 정책적 대안도 제시했다. 신 내정자는 2025년 8월 ESWC에서 코인이 거쳐 간 지갑 이력을 추적해 불법 거래 이력이 있는 코인을 헐값에 거래되도록 하는 ‘합법적 사용 점수제’를 새로운 맞춤형 규제로 제안했다.
궁극적으로 그는 민간이 주도하는 익명의 탈중앙화 시스템을 대신해, 기존 통화·금융 시스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중앙은행 중심의 비전을 역설했다.
화폐의 단일성을 유지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앙은행 준비금·은행 예금 등을 토큰화하여 중앙은행의 ‘통합원장(Unified Ledger)’ 위에서 거래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미래 통화 시스템의 해법이라고 밝혔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