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nter 2026-03-23 15:00

보름 전에도 “스테이블코인 화폐 아냐” 강조…신현송 등판에 법안 더 밀리나

보름 전에도 “스테이블코인 화폐 아냐” 강조…신현송 등판에 법안 더 밀리나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보름 전 “스테이블코인은 구조적으로 단일 통화가 될 수 없다”고 밝히면서 관련 입법 논의가 다시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새 통화당국 수장의 인식이 드러나며 업계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한은 총재 교체 이후 정책 방향 재검토가 불가피한 데다 지방선거 일정까지 맞물리며 입법이 연말은 물론 최악의 경우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지난 5일 작성한 BIS 워킹 페이퍼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별로 분절(fragmentation)되면서 화폐의 핵심 조건인 ‘단일성’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동일한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이더리움, 솔라나 등 서로 다른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며 단일 통화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 후보자는 이러한 분절이 단순한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블록체인 구조에서 비롯된 핵심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절 문제는 규제가 아니라 인프라에 있다”며 “분절된 인프라 위의 스테이블코인은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결국 분절된 수단에 그친다”고 밝혔다. 단순한 설계나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구조 자체의 한계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신 후보자가 BIS 연례 보고서 등을 통해 밝혀온 기존 입장보다 한층 강해진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이나 규제 문제를 중심으로 한계를 지적해왔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 자체가 단일 통화 네트워크로 수렴하기 어렵다는 점까지 강조했다.

이 같은 인식은 향후 정책 방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논의는 현재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간 스테이블코인 규율 방식에 대한 시각 차이, 정치 일정 등까지 겹치며 논의가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입법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국은행 총재가 새로 선임되면서 추가 검토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총재가 바뀌면 기존에 논의되던 방향도 다시 검토하는 과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한은이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면 법안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치 일정도 변수로 지목된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금융 규제와 관련된 민감한 이슈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후순위로 밀린 상황인데 총재 교체 이후 재검토까지 들어가면 연말은 물론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비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상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일부 핀테크 기업과 가상자산 업계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하거나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지만 정책 방향이 중앙은행 중심으로 기울 경우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은행권 중심의 토큰화 모델이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논의가 우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이 국경 간 자본 이동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에서 외환 관리와 자금세탁 방지(AML) 이슈와 결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자국 통화(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더라도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며 “자국 통화 스테이블코인은 오히려 달러 표시 가상자산과의 맞교환을 촉진해 자본 유출 통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출처: De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