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지갑 동결”...자금세탁 우려에 스테이블코인 20억달러 묶였다
이더리움과 트론 네트워크에서 동결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USDT·USDC) 규모가 20억 달러(약 3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세탁 방지와 제재 준수를 이유로 한 동결 조치가 확대되는 가운데 민간 발행사에 집중된 통제 권한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는 모습이다.
23일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stable.rip에 따르면 이더리움과 트론 네트워크에서 동결된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 규모는 이날 기준으로 총 20억 8637만 달러로 집계됐다. USDT가 약 19억 7000만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USDC는 약 1억 1200만 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동결 조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의해 이뤄진다. USDT 발행사 테더와 USDC 발행사 서클은 각각 스마트컨트랙트에 대한 관리자 권한(마스터키)을 보유하고 있어 특정 주소를 블랙리스트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해당 지갑 내 자산을 동결할 수 있다.
블랙리스트 대상에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제재 대상 주소와 수사기관 요청, 의심 거래로 분류된 지갑 등이 포함된다. 테더의 발표에 따르면 테더는 OFAC 제재 기준에 부합하는 지갑 동결 정책을 운영하며 전 세계 60여 개 이상의 관할권에서 수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별도의 컴플라이언스 부서를 통해 모든 잠재 고객에 대한 신원 및 배경 조사, 자금 출처 검증, 제재 대상 여부 확인 등 종합적인 심사도 진행하고 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는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 덕분에 불법 행위를 신속하게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수사기관과의 협력을 지속해 금융 범죄를 차단하고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건전성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자산 동결 규모가 확대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동결 기준과 절차가 제한적으로만 공개되고 있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오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별도의 이의제기나 자산 복구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아 민간 발행사에 의한 검열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지난해 미국의 법제화를 기점으로 글로벌 결제와 자금 이동 수단으로 확산되며 ‘디지털 달러’로 자리 잡는 상황에서 이러한 중앙화 구조가 문제가 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stable.rip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이더리움(ETH)이나 비트코인(BTC)과 달리 민간 기업이 발행해 일종의 ‘킬 스위치’가 존재한다”며 “내 개인키(지갑 비밀번호)가 곧 내 자산이라는 가상화폐의 원칙이 유지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De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