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조 스테이블코인, 이더로 흐르나… ‘클래리티 법안’이 촉발할 머니무브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1640억달러(약 246조원) 규모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미국의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도입을 계기로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해당 법안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을 규제할 경우, 막대한 유휴 자금이 이더리움(ETH) 스테이킹 시장으로 유입되며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 지형도를 재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 블록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각) 미 의회에서 클래리티 법안 논의가 본격화되자 대표적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인 써클(Circle)의 주가는 하루 만에 20.11% 폭락했다. 시장은 이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보유분에 대해 사실상 이자 지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과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을 잇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해왔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은 USDC를 주요 자금 유입 통로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단순 보유를 통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해질 경우, 기관들의 자금 운용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이더리움 가격은 코인마켓캡에서 25일(현지시각) 전일 대비 약 1.5% 상승하며 2200달러(약 33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중장기적인 자산 재배치(Asset Allocation)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이슈가 이더리움에 구조적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수익 기능이 상실될 경우, 투자자들이 대체 수익원을 찾아 이더리움 스테이킹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지분증명(PoS) 체계하에서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하는 스테이커들에게 보상을 지급한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결과, 향후 50일간 약 60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이더리움이 스테이킹 대기 물량에 포함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규제 리스크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이미 선제적인 포지션 조정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AMB크립토는 “스테이블코인의 수익 모델이 막히면 기관 자금은 구조적 수익을 제공하는 스테이킹 모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유통 물량 감소와 네트워크 보안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관측은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막대한 자금 규모를 고려할 때, 이 중 극히 일부만 이동하더라도 이더리움 수급 체계 전반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1640억달러(약 246조원)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유통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거대한 ‘유동성 댐’에 균열이 생겨 자금이 이더리움 매수나 스테이킹으로 흘러들기 시작할 경우, 시장의 수급 구조가 급격히 타이트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이더리움의 소각 메커니즘(EIP-1559)도 변수로 꼽힌다. 스테이블코인이 거래 수단으로 활발히 사용될수록 트랜잭션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이더리움이 소각되어 장기적인 공급 감소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테이킹 활동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테이킹 플랫폼 샤프링크(Sharplink)는 최근 누적 스테이킹 보상이 1만 5996 ETH(약 51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격 변동성과 관계없이 지속적인 락업(Lock-up)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을 안정적 수익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클래리티 법안 시행 강도에 따라 향후 가상자산 시장은 △스테이킹 수요 증가 △유통 물량 감소 △소각량 확대라는 세 가지 동력이 맞물리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에서 스테이킹으로’의 자금 이동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