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Media 2026-03-26 17:33

엔비디아, ‘디지털자산 채굴 매출 축소’ 의혹 재점화… 집단소송 위기

엔비디아, ‘디지털자산 채굴 매출 축소’ 의혹 재점화… 집단소송 위기

[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인공지능(AI)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과거의 발목을 잡혔다. AI 열풍 이전,디지털자산(가상자산)채굴수요에 따른 매출 증가를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규모 집단소송 단계에 진입하면서다.

25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전문 매체 디크립트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엔비디아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제기된 증권 사기 혐의 소송에 대해 집단소송 요건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8월 10일부터 2018년 11월 15일 사이 엔비디아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공동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7년 전인 2017~2018년 ‘가상자산 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더리움 가격이 급등하자 채굴업자들은 연산 성능이 뛰어난 엔비디아의 지포스(GeForce) GPU를 대거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실적 고공행진이채굴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당시 엔비디아 경영진은 “게임용 그래픽카드 수요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가상자산 시장의변동성리스크를 숨기기 위해 매출의 성격을 왜곡 공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하반기 가상자산 거품이 꺼지자 엔비디아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그해 11월 엔비디아가 “채굴 수요 급감으로 재고 소진이 지연됐다”고 뒤늦게 시인하자 주가는 이틀 만에 28.5% 폭락했다.

법원은 이번 결정에서 엔비디아 측의 방어 논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회사 측이 “과거 발언이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봤다. 특히 내부 임원들 사이의 이메일에서 ‘과거 발언이 주가를 방어하는 데 기여했다’는 인식을 드러낸 정황이 판단의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엔비디아는 동일한 사안으로 2022년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550만 달러(약 82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시 SEC는 엔비디아가 채굴 수요가 실적에 미친 영향을 충분히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를 오도했다고 결론 내렸다.

한 차례 기각됐던 이번 소송은 항소심을 거쳐 연방대법원이 엔비디아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회생했다. 법원은 오는 4월 21일 사건 관리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재판 일정과 증거 조사 절차를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단순한 과거사의청산을 넘어, 급성장하는 기술 기업의 ‘공시 투명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시가총액 세계 1위를 다투는 기업이 됐지만, 이번 소송은 특정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기대어 리스크를 은폐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를 보여준다.

디크립토는 “AI와 크립토처럼변동성이 극심한 신산업을 다루는 기업일수록 매출의 ‘지속 가능성’을 명확히 구분해 공시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요구”라며 “AI 제국을 건설한 젠슨 황 CEO에게 이번 소송은 리더십과 도덕성을 검증받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