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 산업 심층 분석 – 타이거리서치
스테이블코인발행은 크립토 산업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사업 중 하나다. 그만큼 많은 기관이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
처음스테이블코인발행 산업을 주도한 것은 테더였다. 테더는 초기 트레이딩 시장에서 USDT 시장을 중심으로 핵심유동성공급자 역할을 맡으며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이후 써클이 규제 준수를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을 넓혔고, 2025년 6월 NYSE 상장을 통해 전통 금융과의 접점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제도권 편입의 흐름은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을 3,000억 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며, 주요국은 앞다퉈 관련 규제 프레임워크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2025년 7월 GENIUS Act에 서명하며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첫 연방 규제 체계를 수립했고, 유럽은 MiCA, 홍콩은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각각 시행하면서 글로벌 규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타이거리서치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연간 순증가분은 2024년 550억 달러에서 2025년 1,010억 달러로 약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주요국의 관련 법안이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고,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유입될 경우 2030년 시장 규모는 보수적인 성장 시나리오(연 15% 성장)를 적용하더라도 6,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확대되면 발행사의 수익도 자연스럽게 따라 커진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단순히토큰을 찍어내는 행위로 보이기 쉽지만, 실제 수익의 원천은 발행 자체가 아니라 준비금(Reserve) 운용에 있다. 사용자가 1달러를 입금하면 발행사는 1 USDT 혹은 1 USDC를 발행하고, 수취한 달러를 미국 국채나 머니마켓펀드 같은 저위험 자산에 예치한다. 시장이 커질수록 준비금 규모도 불어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 곧 발행사의 핵심 매출이 된다.
다만 이 수익 모델은 본질적으로 규모의 게임이다. 준비금 이자만으로 유의미한 수익을 내려면 수백억 달러 이상의유통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USDT(약 62%)와 USDC(약 25%)가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강한 과점 구조다. 나머지 15%를 수십 개 발행사가 나눠 갖고 있어, 후발주자가 같은 준비금 이자 모델만으로 경쟁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준비금 이자 외의 수익원을 설계하거나, 비즈니스의 출발점 자체를 달리 잡는 플레이어들이 나타나고 있다. 결제 수수료를 핵심 매출로 삼아 실물 경제와의 접점을 만드는 발행사가 있는가 하면,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지 않고 발행 인프라를 제공하며 네트워크 수수료를 수취하는 플랫폼형 모델도 등장했다. 아직 규제가 정비되지 않은 통화권에서 역외 수요를 먼저 흡수한 뒤 역내로 진입하는 역발상 전략을 택한 사례도 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장은 단일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발행사의 규모와 포지셔닝에 따라 전혀 다른 수익 전략이 공존하는 구조로 분화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주요 플레이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기 다른 수익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본다.
테더는 2014년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T를 최초로 발행한 기업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62%를 점유하며,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테더가 10년 넘게 시장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먼저 시작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늘날의 테더를 만든 것은 일련의 구조적 전환이었다. 준비금 구성을 기업어음(Commercial Paper) 중심에서 미국 국채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고, 분기별 외부 감사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수익을 AI, 에너지, 교육, 통신 등에 재투자하는 다각화된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까지 이뤄냈다.
테더의 수익 구조는 여러 갈래로 나뉘지만, 핵심은 준비금 운용이다.
테더는 USDT를 발행할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달러를 수취하고, 이를 미국 국채, 역레포(Reverse Repo), 머니마켓펀드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 발행량이 늘수록 운용 자산 규모도 커지고, 이자 수익 역시 그에 비례해 쌓인다.준비금 일부는 금과비트코인으로도 보유하고 있어, 이들 자산의 가격이 오르면 시가평가 차익이 추가로 발생한다. 공개된 정보를 기준으로 보면, 준비금 운용 수익이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수적인 수익원으로는 프로토콜 연동 수수료와 거래 수수료가 있다. 이와 별도로 테더는 USDT 준비금과 분리된 전략적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AI, 에너지, 통신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2025년 1분기부터 테더는 엘살바도르의 디지털자산법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국가디지털자산위원회(CNAD)의 감독 하에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구조는 투명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S&P는 이를 근거로 USDT에 낮은 투명성 점수를 부여한 바 있다.
테더는 이에 대응해 미국 시장을 별도로 공략하고 있다. GENIUS Act 규제 체계에 맞춰 미국 시장 전용 상품인 USAT를 출시하는 한편, USDT는 기존대로 글로벌 범용 스테이블코인으로 유지했다. 두 시장을 구조적으로 분리한 뒤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다.
투명성 논란에 대한 대응도 본격화했다. 그간 테더는 BDO가 검증하는 분기별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기본 틀로 유지해왔다.이에 더해 2026년 3월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며 USDT 준비금에 대한 전면 감사로 돌입했다.
증명(Attestation)이 특정 시점의 준비금 구성만 확인하는 데 그치는 반면, 전면 감사는 자산, 부채, 내부 통제 시스템까지 훨씬 높은 수준으로 검증한다. 시장은 이를 주목했다.테더의 규제 입지가 강화되자 서클의 주가는 약 20% 하락했는데, 이는 테더의 가장 큰 경쟁 약점이던 투명성 문제가 해소되면서 시장 경쟁 구도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테더의 성장 전략은 실물자산(RWA) 확장, 기술 혁신, 신사업 개발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인RWA상품은 테더 골드(XAUT)다. 스위스 금고에 보관된 실물 금과 1:1로 연동되는토큰으로, 금 기반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기초 자산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신사업 확장도 같은 속도로 진행 중이다. 테더는 AI, 에너지, 미디어, 통신 등에 분산 투자하는 자체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 포트폴리오는 USDT 준비금과 완전히 분리되어 운영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에서 생긴 수익을 장기 성장 동력에 재투자하는 잉여자본 성장 엔진 역할을 한다.
테더의 사례는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모든 기업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구조적 교훈을 담고 있다.
1.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규모의 사업이다.USDT 1달러가 발행될 때마다 그 1달러는 미국 국채에 투자된다.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국채 보유량이 증가하고, 이자 수익도 함께 커진다. 발행 규모의 확대가 곧 운용 자산(AUM) 확대로 직결된다는 이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 분석의 출발점이다.
2. 규제 준수는 선택이 아닌 전제다.테더조차 결국 규제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아직 규제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영역이라 하더라도, 사업 구조는 처음부터 규제 편입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본질적으로 규제 안에서 작동하는 산업이다.
스트레이트엑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다. 주요 상품은 싱가포르달러 연동 XSGD와 미국달러 연동 XUSD이며, 인도네시아 루피아 연동 XIDR 등 아세안 주요 통화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스트레이트엑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디지털 자산 발행을 넘어, 아세안 실물경제와 직접 연결되는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온체인데이터 플랫폼 rwa.xyz 기준으로, XSGD의 월간 전송량(약 3,990만 달러)은 시가총액(약 1,580만 달러)의 약 2.5배에 달한다.
USDT나 USDC 같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자산 규모와 거래량은 작다. 하지만 활용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주요 스테이블코인이 주로 크립토거래소에서의 투자·매매에 쓰이는 반면, 스트레이트엑스의 토큰은 일상적인 실물 상거래에 사용된다. 발행된코인이 투자자 지갑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스트레이트엑스가 아세안 특화 결제 인프라로 인정받는 배경에는온체인지표뿐 아니라, 그 뒤를 받치는 탄탄한 B2B 결제 네트워크 연동이 있다.
스트레이트엑스의 수익 모델은 결제 수수료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준비금 이자 수익은유통량과 금리라는 외부 변수에 좌우되지만, 결제 수수료는 거래량에 연동되기 때문에 사업 성장과 함께 확장된다.
특히 결제 수수료는 스트레이트엑스의 외부 네트워크 연동을 통해 창출된다. Alipay+, GrabPay 등 주요 모바일 결제 플랫폼과 바이낸스, 바이비트 등 글로벌거래소가 스트레이트엑스의 시스템을 자금 정산에 채택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수치로, 스트레이트엑스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Visa 카드 연동 스테이블코인 결제량은 지난 1년간 40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카드 발급 건수는 83배 늘었다.
크립토 업계에서는 엄격한 규제를 사업 확장의 제약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스트레이츠엑스는 정반대의 접근을 택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규제 체계를 경쟁 방어막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의 기반은 MAS로부터 취득한 주요결제기관(MPI) 라이선스다. 이 라이선스를 통해 스트레이츠엑스는 MAS가 규제하는 7대 결제 서비스 중 6개를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단순한코인발행을 넘어, 하나의 법인 안에서 국경 간 송금, 외환, 가맹점 결제, 계좌 발급까지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XSGD와 XUSD는 MAS의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SCS) 규제 프레임워크에 실질적으로 부합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관 자본이블록체인생태계에 본격 진입하려면 은행 수준의 KYC(고객확인)와 AML(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전제되어야 한다. 규제 테두리 밖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크립토 기업은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스트레이츠엑스는 규제 당국과 함께 차세대 암호화 기반 본인 인증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기관 자금이 유입될 때 요구될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선제적으로 충족함으로써, 해당 자본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확립한 스트레이츠엑스의 다음 목표는 새로운 정산 시장 진출이다.
핵심 장기 성장 동력은 실물자산(RWA) 정산 영역이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 자산이 온체인에서 거래되면, 최종 정산 수단으로 토큰화된 현금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 스트레이츠엑스는 여러블록체인환경을 아우르는크로스체인호환성을 제공해, 기관의 정산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핵심 장기 성장 동력은 실물자산(RWA) 정산 영역이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 자산이 온체인에서 거래되면, 최종 정산 수단으로 토큰화된 현금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 스트레이트엑스는 여러 블록체인 환경을 아우르는크로스체인호환성을 제공해, 기관의 정산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1. 자본 규모보다 회전율이 중요하다.달러 외 발행사는 발행량 확대만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실제 사용처를 확보하고 B2B 정산 네트워크에 연동하는 것이 우선이다. 핵심 성과 지표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회전율이다.
2. 규제 준수가 곧 경쟁 해자다.스트레이트엑스는 MAS 인증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규제 부담을 오히려 구조적 진입장벽으로 전환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본질적으로 전통 금융과의 접점에 놓인 규제 산업이다. 규제 정합성을 얼마나 빨리 갖추고, 정부와 얼마나 밀도 있게 소통하느냐가 결정적인 경쟁 변수가 될 것이다.
M0는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고 금융기관이 이를 발행할 수 있도록 돕는 공유 인프라를 제공한다.
M0는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지 않는다. 대신 여러 빌더가 하나의 공통 기술 기반 위에서 각자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두 가지 핵심 문제를 해결한다.
M0는 공유 레이어를 통해 이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 플랫폼 위의 모든 스테이블코인은 공통 표준과 기술로 만들어지며, 출시 즉시 기존 유동성을 공유하고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1:1로 상환할 수 있다.
현재 M0 인프라 위에 구축된 스테이블코인으로는 메타마스크의 mUSD, 엑소더스 XO Cash, 카스트의 USDK, 노블의 USDN, 유주얼의 UsualM 등이 있으며, 다수의 프로젝트가 추가 개발 중이다. M0 발행 스택을 활용하는 발행사로는 브릿지(스트라이프 자회사), 문페이, 원머니 등이 있다.
M0 플랫폼에는 두 가지 역할이 존재한다.
메타마스크의 mUSD는 이 두 역할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보여준다.
메타마스크는 M0 기술을 활용해 mUSD라는 자체 브랜드의 스테이블코인을 설계하고, 그 위에 원하는 기능과 제품 레이어를 입혔다. 브릿지는 규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미국 국채를 담보로 관리하며, 수요에 따라 mUSD를 발행하고 소각하는 플랫폼 의무를 이행한다.
두 역할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브릿지는 최종 사용처나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 메타마스크는 담보 자산에 손대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스테이블코인은 M0 네트워크 위의 모든 스테이블코인과 즉시 1:1 전환이 가능하며, 유동성은 처음부터 공유된다.
수익 흐름은 발행사가 보유한 담보의 국채 이자에서 시작된다. 발행사는 이 이자를 수취하는 동시에, 발행 잔액에 대해 민터 레이트(2026년 3월 기준 3.33%)를 플랫폼에 별도로 지급한다.
현재 M0의 유통량(Circulating Supply)은 약 2억 7,600만 달러다. M0를 활용하는 발행사와 빌더가 늘어나면서 이 수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M0는 스스로를 기술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며, 규제 준수 의무를 발행사별로 구조적으로 분리한다.
M0의 스테이블코인 코어(Stablecoin Core)에는 허용 목록 관리, 일시 정지, 동결 등 발행사에게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기능이 기술 레이어에 내장되어 있다. 다만 이 기능의 실제 운영과 라이선스 취득, AML, KYC 등 규제 의무는 각 발행사가 직접 책임진다. M0는 기술 도구를 제공할 뿐, 규제 책임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역할 분리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발행사가 자신이 진출한 각 시장의 규제를 준수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M0는 미국을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가장 빠르게 진전되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 2025년 7월 GENIUS Act 시행으로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가 수립되었고, 이후 기업의 채택 수요가 눈에 띄게 가속화되었다.주요 국가들이 명확한 규제 체계를 갖출수록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확대되고, M0가 자사 인프라를 시장 표준으로 자리잡을 기회도 그만큼 커진다.
M0의 최우선 과제는 플랫폼 위에서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의 총 유통량을 늘리는 것이다. 스프레드 기반의 수익 모델 특성상, 유통량이 커질수록 매출도 함께 성장하기 때문이다.CEO 루카 프로스페리(Luca Prosperi)도 공개 인터뷰에서 향후 2~5년간 네트워크 확장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빌더 기반은 지갑, 게임, 핀테크, 결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메타마스크, 엑소더스, 노블, Usual, Kast 등이 이미 참여 중이다. 특히 GENIUS Act 이후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도입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지금이 발행자(Issuer) 네트워크를 확장할 적기다. 이 시기에 얼마나 많은 발행자와 빌더를 플랫폼에 유치하느냐가 M0의 장기적 시장 지위를 결정할 것이다.
M0의 사례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 구도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어떤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많이 유통되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누가 발행자·빌더 네트워크와 인프라 표준을 먼저 장악하느냐”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소수의 지배적 플레이어에게만 집중되지 않는 한, 다수의 발행자와 빌더를 하나로 묶는 공통 인프라의 가치는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M0의 공유 표준이 업계의 기본 인프라 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것이 앞으로 주목해야 할 핵심 질문이다.
KRWQ는 2025년 10월 IQ가 Frax와 협력하여 출시한 원화(KRW)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현재 한국에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국내 규제 프레임워크가 존재하지 않는다.
KRWQ의 1차 목표 시장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다. 원화는 법적으로 한국 내에서만 거래 가능한 통화지만, 해외에서도 원화 환율 변동에 대한 헤지·투기 수요는 상당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는 원화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손실이, 약세를 보이면 이익이 발생한다. 이런 환율 리스크를 제거하고 싶어도, 한국 밖에서 원화 익스포저를 직접 헤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이 공백을 채운 것이 NDF(차액결제선물환)다. NDF는 계약 환율과 실제 환율의 차이를 달러로 정산하는 구조로, 원화를 직접 주고받지 않는다. 이 구조 위에서 성장한 원화 NDF 시장은 현재 글로벌 NDF 시장에서 거래량 기준 최상위권에 속한다.
KRWQ의 전략은 이 해외 수요를 먼저 확보한 뒤, 한국 내 규제가 정비되면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해외 먼저, 국내는 그다음. 순서만 뒤집은 셈이다.
기존 NDF 시장은 은행 간 양자 협상 중심의 장외(OTC) 시장이다. 가격 투명성이 낮고 거래 비용은 높다. 한국 정부의 역외 원화 거래 제한으로 참여자 풀이 좁아 유동성도 부족하다. 결제는 계약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거래 상대방 리스크도 내재되어 있다.
KRWQ는 이러한 한계를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로 해결하려 한다. NDF와무기한 선물은 구조적으로 같은 상품이다.
유일한 차이는 만기다. NDF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무기한 선물은 만기 없이 온체인에서 24시간 운영되며 동일한 기능을 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한다. 최근 KRWQ는 EDXM International를 통해 NDF 마켓을 출시했다.
KRWQ는 이중 트랙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해외 시장을 먼저 구축한 뒤, 국내 규제가 마련되면 국내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KRWQ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선제적으로 참조하여 설계되었다. 최초의 규제 준수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국내 입법 환경은 여전히 복잡하다. 규제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시장 진입의 장벽이지만, KRWQ 입장에서는 경쟁자보다 먼저 해외 유동성을 쌓을 시간을 벌어주는 측면도 있다.
최종 단계에서 KRWQ는 국내 인가 은행과 제휴하여 원화 입출금을 통한 발행·상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RWQ의 성장 전략은 세 단계로 구성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USDT와 USDC가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강한 과점 구조다. 준비금 이자라는 동일한 수익 모델로 이 벽을 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본 리포트에서 살펴본 사례들은 후발주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경로가 하나가 아님을 보여준다.
후발주자에게 핵심은 테더나 써클과 같은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다. 준비금 규모 경쟁에서는 이길 수 없지만, 결제 네트워크, 발행 인프라, 역외 시장이라는 각기 다른 축에서 고유한포지션을 확보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질수록 경쟁의 형태도 다양해진다. 동일한 모델의 반복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략이 공존하는 시장으로 분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 산업의 현재 좌표다.
다만 본 리포트에서 다룬 플레이어들도 이제는 도전자가 아닌 각 영역의 선도자가 되었다. 이 구조에서 배움을 얻되, 그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음 세대의 진입자에게는 이들이 이미 선점한포지션너머에서 자신만의 문제를 정의하고 풀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장에서 살아남는 플레이어는 차별화된 진입 전략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그 전략을 실행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다음 단계의 문제를 풀어내는 기업이 될 것이다. 시장은 이미 “누가 새로운 모델을 찾느냐”의 단계를 지나, “누가 그 모델을 실제로 작동시키느냐”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위 글은 블록미디어의 파트너사 글로벌웹3전문 리서치 기관 타이거리서치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산업 심층 분석’의 전문입니다. 해당 보고서는<타이거리서치>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