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현황체크①] 디지털자산 거래소 수난시대⋯돈은 빠지고 규제는 조이고
[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국내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시장 침체와 자금 이탈, 제도 불확실성이라는 삼중 압박에 직면했다. 거래는 줄고 자금은 빠지는 가운데 규제 논의는 빨라지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 신호가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빗썸도 매출은 늘었지만 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줄었다.거래소실적이 엇갈렸지만 전반적으로 수익성은 둔화되는 흐름이다.디지털자산시장 부진과 자금 이동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두나무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5578억원, 영업이익 86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0%, 26.7% 감소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7089억원으로 27.9% 줄었다.
빗썸은 거래 수수료 수익 증가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513억원, 1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2%, 22.3%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780억원으로 전년(1619억원)보다 감소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영향으로 영업외비용과 판매촉진비가 늘어난 탓이다.
두나무와 빗썸의 수수료 매출 비중은 98%에 육박한다. 시장 거래가 줄어들 경우 실적이 곧바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디지털자산 시장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비트코인은 지난해 7월 12만달러까지 상승했지만 10월 급락 이후 흐름이 꺾였다. 이후 약세장이 이어지며 지난 2월에는 6만달러 초반까지 밀렸다. 최근에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 부담이 커졌고, 금리 인하 기대도 약해지며 시장 반등 동력은 제한된 상태다.
시장 부진이 이어지자 자금은 빠르게 이동했다. 투자자들은 디지털자산 대신 국내 증시로 눈을 돌렸다. 증시 상승 흐름과 정책 기대가 맞물리며 자금 유입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2월20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2조7374억원을 순매수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도 2024년 12월 약 54조원에서 올해 2월 118조원으로 증가했다. 증시로 자금이 집중된 흐름이 수치로 확인된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업비트 이용자 예치금은 5조5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빗썸의 이용자 예치금도 지난해 말 2조351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0% 줄었다. 시장 점유율 약 90%를 차지하는 두거래소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약 2조4976억원 규모다.
거래도 위축됐다. 업비트 거래대금은 2월20일 2조3400억원에서 한 달 만에 1조3000억원으로 감소했고, 빗썸도 같은 기간 줄었다. 금융정보분석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상반기보다 15% 감소했다. 시장유동성이 전반적으로 축소된 흐름이다.
문제는 이런 침체 국면에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제도 정비는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가 기대했던디지털자산기본법은 지난해 6월 발의된 이후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인의 디지털자산 거래 역시 제도화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관망 국면에 머물러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인 매매와 계좌 개설이 가능해야 법인들이블록체인도입과 관련 사업 전개를 추진하기 쉬워 산업적 수요도 크다”면서도 “금융권은 아직 거래소 법인 계좌 개설과 관련해 시장 규제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법안은 시장 활성화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이 성장한 만큼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은행 수준으로 규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주요 거래소 지분 구조를 보면 △업비트는 송치형 회장이 25.52%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73.56% △코인원은 차명훈 대표가 53.44% △코빗은 미래에셋이 92.06% △고팍스는 바이낸스가 67.45%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거래소들의 지배구조 전반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개인 20%·법인 34%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과 함께 일정 기간 유예 적용도 검토 중이다.
한편, 업계는 2분기를 맞아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분기는 디지털자산 입법을 포함해 여러 변화가 예상되는 시기”라며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이용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라는 입법 취지가 실효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