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Media 2026-04-14 14:25

[JJ 칼럼] 신현송과 김용범의 대화, 그리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JJ 칼럼] 신현송과 김용범의 대화, 그리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내일(15일) 열립니다. 신 후보자는 앞으로 물가 관리라는 한은의 제1책무와 통화정책을 수행해야 하는데요.

디지털자산업계에서는 신 후보자가 원화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디지털자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신 후보자는 세계적인 학자 출신입니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이라는 국제결제은행(BIS) 등 글로벌 금융 기구에서 오래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린 정책을 직접 집행한 경험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디지털자산은 기존 통화정책, 금융정책 밖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산업이어서, 교과서나 레퍼런스가 사실상 전무합니다.

신 후보자가 디지털자산에 대해 어떤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야인 시절에 쓴 ‘격변과 균형’이라는 책입니다.

김 실장은 이 책에서 금융위원회 출장으로 2018년 1월9일 스위스 바젤에 갔다가 BIS에서 근무하고 있던 신 후보자를 만났다고 썼습니다. 당시 김 실장은 이른바 ‘박상기 법란’ 이후 우리나라 디지털자산 규제안을 만든 금융위 고위 관료였습니다.

두 사람은 “한국이 왜 세계에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열기가 가장 뜨거운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김 실장은 당시 규제 정책에 대해 “한번도 안 가본 길이라 제대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는지 확신을 하기도 어려웠다”고 썼습니다.

신 후보자는 이에 대해 어떤 말을 했을까요? 다소 길지만 책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편의상 대화체로 바꿨습니다.

“디지털자산 이슈를 규제당국이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계속 방치할 경우 감독당국이 시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평판 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자산은 그 자체로도 시장의 불안요인이 됩니다.

디지털자산 거래를 완전히 금지시킬 수는 없을 겁니다. 국경과 상관없이 거래되기 때문에 막을 수가 없고, 막는다고 호언했다가 국민들이 해외 계좌를 통해 거래를 하면 정부의 신뢰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 단위가 아니라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며, 가장 거래 규모가 큰 미국, 일본, 한국의 공조가 필요합니다.

디지털자산 거래를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로 은행에 대한 규제가 효과적일 겁니다. 산소가 있어야 불이 타듯이 은행을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에 현금유동성이 끊임없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산소 역할을 하는 은행을 잘 관리하면 버블이 잡힐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 후 8년이 흘렀습니다. 한 사람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경제 정책 전반을 보좌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국회 청문회 자리에 서게 됩니다.

그 사이 디지털자산 시장은 어떻게 됐을까요?비트코인가격은 8년전 1월 1만1000달러에서 현재 7만4000달러로 올랐습니다. 작년 사상 최고가 12만6000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12배 상승한 바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달러스테이블코인은 현재 시총이 3000억달러에 달합니다. 두 사람이 대화를 하던 시점에는 존재감이 극히 미미해서 경제학자들 사이에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은 미국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규정한 ‘지니어스 액트’가 있고, 한국에서도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신 후보자가 “막을 수 없지만, 관리해야 한다”고 했던 바로 그 디지털자산이 금융시장을 혁신할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습니다. 두 사람이 “막을 수 없으니,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대화를 나눴다면 어땠을까요?

신 후보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한국의 디지털자산 시장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지금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