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nter 2026-04-23 18:00

홍콩도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한다…“혁신보다 신뢰”

홍콩도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한다…“혁신보다 신뢰”

홍콩이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등 주요 은행을 첫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선정하면서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모델이 한층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자산 규제 선진국으로 꼽히는 홍콩이 이 같은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국내에서도 은행 과반 컨소시엄 형태의 발행 논의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최근 총 36곳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신청을 심사해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주도의 합작법인 앵커포인트를 첫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선정했다.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조례 시행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선정된 사업자들은 올해 중반에서 하반기 사이 홍콩달러(HKD)에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예정이다.

여러 가상화폐 전문 기업과 핀테크 업체들이 발행을 신청했지만 주요 은행을 발행사로 선정한 점이 두드러진다. 홍콩 금융당국은 발행 주체 선정 과정에서 전통 금융 경험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핵심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은행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닌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을 연결하는 가교 인프라로 규정하고 제도권 내에서 관리 가능한 범위로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다.

쿤 티안 켄트 비즈니스 스쿨 선임 강사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고문에서 “은행 발행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민간 발행 모델 대비 신뢰도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특히 HSBC는 약 3900만 명의 고객 기반과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활용해 초기 유통망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의 이 같은 결정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의 은행 중심 발행 여부는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홍콩이 은행 중심 모델을 사실상 표준처럼 제시하면서 국내에서도 은행 과반 컨소시엄 논의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혁신 속도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초기부터 은행 중심으로 시장을 설계할 경우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제한되고 기존 금융권 중심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중심 발행은 효율성과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시장 역동성은 떨어질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질서를 단순히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De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