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밈코인이 규제 발목 잡나”… 美 ‘클래리티 법안’ 좌초 위기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 상원에서 논의 중인디지털자산(가상자산) 규제의 핵심,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밈코인(Meme Coin)리스크에 직면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발행한코인이 오히려 업계가 그토록 염원하던 법 제도화를 가로막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형국이다.
28일(현지시각) 가상자산 분석가 사이먼 데딕(Simon Dedic)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이 현재 미 가상자산 규제 입법의 최대 장애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데딕의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밈코인 고액 보유자들과 가문의 ‘갈라 디너’ 행사를 가진 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코인가격 변동으로 인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사익을 챙기는 행보를 보이자 민주당은 법안 통과 조건으로 강력한 ‘윤리 준수 조항’ 삽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데딕은 이어 “업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지난 토요일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해 트럼프에게 박수를 보냈다”며 “자신들이 요구해 온 규제 입법을 지연시키고 있는 당사자에게 줄을 서느라 아무도 쓴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야당뿐만이 아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감지된다. 상원 금융위원회 소속인 톰 틸리스(Thom Tillis) 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최근 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강력한 윤리 관련 문구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법안 통과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 간사인 아담 쉬프(Adam Schiff) 의원 역시 “협상이 진전되고는 있지만, 윤리 조항의 구체적인 수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상원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예정됐던 법안 심사(markup)를 돌연 취소하고,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 지명자에 대한 투표를 우선순위로 올리는 등 클래리티 법안은 뒤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입법 완료를 위한 물리적 시간도 임계점에 다다랐다. 가상자산혁신위원회(CCI)의 지 김(Ji Kim)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이번 입법 회기 내 미 상원 본회의가 가동될 수 있는 기간은 약 13주 정도다. 하지만 의회 휴회 일정과 산적한 정기 예산안 처리 등을 고려하면 실제 법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골든타임’은 고작 9~10주 남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업계 일각에선 여전히 낙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표적 친가상자산 인사인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의원은 최근비트코인컨퍼런스에 참석해 “5월 중 심사(Markup)를 마치고 최종 관문을 통과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 거물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CEO 역시 “5월 법안 확정, 6월 대통령 서명”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제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반면, 시장의 냉정한 평가는 엇갈린다. 갤럭시 디지털의 리서치 책임자는 올해 내 법안 통과 확률을 50%로 점쳤다. 여기에 미국은행연합회(ABA) 등 기존 금융권의 강력한 로비까지 더해지며 법안의 향방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백악관 가상자산 고문인 패트릭 위트(Patrick Witt)는 은행권의 조직적 방해를 두고 “탐욕과 무지의 소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대통령 본인의 코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클래리티 법안의 연내 처리는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