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명확성으로 슈퍼앱 도약”⋯ 바이낸스의 성장 전략
"기관 투자 핵심은 규제 명확성”“ETF 이후 기관 자금 유입 본격화”“韓 시장에도 기관 인프라 확대 검토”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글로벌디지털자산(가상자산)거래소바이낸스가 기관 투자자 유입을 위한 핵심 선결 과제로 ‘규제 명확성’을 지목했다. 바이낸스는 향후 ‘슈퍼앱’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기관 맞춤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디지털자산기본법 부재와 법인 투자 가이드라인 지연 등으로 기관 진입이 막혀 있는 국내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금융당국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바이낸스는 향후 규제 체계가 구체화되는 시점에 맞춰 자사의 글로벌 기관용 서비스와 인프라를 한국 시장에도 적극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14일 서울 강남구 에피소드 강남262에서 열린 ‘제4회 바이낸스블록체인스터디(BBS)’에 연사로 나선 캐서린 첸 바이낸스 기관 부문 총괄은 “기관 투자자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를 이끄는 핵심 요소는 규제 명확성”이라며 “명확한 규제 체계가 마련돼야 기관들이 활동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가 불분명하면 기관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 의사결정 자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제도적 불확실성이 기관 자금 유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도적 불확실성과 더불어거래소내부 컴플라이언스 역시 기관들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주요 요소로 꼽힌다. 컴플라이언스 체계가 미흡할 경우자금세탁방지(AML)와고객확인(KYC), 내부통제 등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어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거래소 선택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바이낸스는 기관들의 신뢰 확보를 위해 컴플라이언스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했다. 첸 총괄은 “바이낸스는 지난 2023년부터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2억13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해왔다”며 “현재 컴플라이언스 조직은 회사 내에서도 가장 큰 조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기관 고객과의 협업에 있어 규제 준수와 내부 통제 체계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첸 총괄은 기관 투자자들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가 빨라진 배경으로비트코인현물상장지수펀드(ETF)출시를 꼽았다. 첸 총괄은 “ETF 출시는 디지털자산이 기관 자산배분 체계 안으로 편입되는 계기가 됐다”며 “기관들은 더 이상 디지털자산을 단순 투기 자산이 아닌 새로운 자산군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4년 4분기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13F 공시에 따르면비트코인현물 ETF를 보유한 기관 수는 전 분기 대비 37% 증가한 1576개로 집계되며, 같은 기간 이들이 ETF를 통해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31만5500개로 신규 발행량(21만8250개)을 웃돌았다.
특히 디지털자산 현물 ETF는 디지털자산 접근성 향상에 기여했다. 기존에는 보험사나 연기금 등 기관들이 규제상 직접 디지털자산에 투자하기 어려웠지만, ETF라는 익숙한 금융상품이 등장하면서 투자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첸 총괄은 “과거 기관 투자자들은 디지털자산에 투자하고 싶어도 직접 거래소 계정을 개설하고 지갑을 관리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진입 장벽이 컸다”며 “ETF는 기관들이 기존 규제 체계 안에서 익숙한 방식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ETF 출시는 디지털자산이 제도권 자산군으로 편입되는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스테이블코인과 실물연계자산(RWA)토큰화역시 기관 시장 확대를 이끄는 핵심 분야로 언급됐다. 첸 총괄은 “최근 미국과 유럽, 홍콩 등 주요 국가들이스테이블코인규제 체계 마련에 나서면서 기관들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규제 명확성이 확보될수록 금융기관들의 참여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과 별개로 디지털자산 시장과 전통금융 시장 간 구조적 차이로 인해 실제 진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관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바이낸스는 전통 금융기관들이 기존 시스템 안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첸 총괄은 “전통 금융기관들은 거래 이후 결제가 이뤄지는 사후결제(Post-Trade Settlement) 구조에 익숙하지만, 디지털자산 시장은 거래 전에 자금을 예치해야 하는 프리펀딩(Pre-Funding) 구조가 일반적”이라며 “기관 입장에서는 거래소에 자금을 직접 보관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낸스는 은행·기관·거래소 간 삼자 계약 구조를 도입해 기관들이 기존 은행에 담보를 보관한 상태에서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전통금융의 인프라와 디지털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대해서는 규제 명확성이 확보될 경우 기관 투자자 참여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첸 총괄은 “일부 한국 기관들은 과거스트래티지(Strategy)와 같은 우회 투자 수단을 통해 이미 비트코인을 확보해왔다”며 “국내 기관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신중한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규제가 전혀 없는 시장보다는 명확한 규제 체계가 마련된 환경이 시장 성장에 훨씬 긍정적”이라면서도“다만 과도한 규제는 혁신과 시장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접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Block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