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Media 2026-05-18 15:06

“이제는 은행·대기업이 플레이어”…두나무, 코인 침체 뚫고 슈퍼앱 도약할까

“이제는 은행·대기업이 플레이어”…두나무, 코인 침체 뚫고 슈퍼앱 도약할까

시장 침체에 고개 든 수수료 한계…신사업 돌파구 절실하나금융·네이버와 지분 동맹, '스테이블코인 슈퍼앱' 박차은행·대형 플랫폼 참여로 시장 재편…규제 완화 여부 주목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 침체로 실적이 급감한 두나무가 네이버에 이어 하나금융과 지분 동맹을 맺으며 ‘슈퍼앱’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래 수수료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금융 서비스 확장과 이용자 락인 효과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업비트 중심의 거래 생태계를 금융 서비스와 연결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디지털자산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고객 예치금은 5조199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록한 5조8326억원 대비 약 10.9% 감소했다. 고객 예치금은 투자자들이 거래를 위해거래소에 맡겨둔 원화 자금으로, 시장 거래대금과 투자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배경에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장기 침체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은 지난해 10월 약 12만6000달러 선까지 고점을 높인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당시 과도하게 쌓였던 레버리지(차입 투자) 물량이 대거 무너지면서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강제청산과 함께패닉셀(투매)이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올해 들어 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데다,미국의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법인‘클래리티 법안‘의 연내 통과마저 난항을 겪었다. 이처럼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이 다시 반등 모멘텀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형국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증시가 활황을 띠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 코스피는 올해 8000선까지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디지털자산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올해 1분기 두나무의 전체 매출 중 수수료 비중은 여전히 98%에 달해, 수수료 의존도 문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수수료 중심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간 두나무는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여러 자회사를 통해 투자, 소프트웨어 기술, 커머스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신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는 것이다.

실제로 자회사 중 하나인 두나무투자일임은 지난달 두나무로부터 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출자를 받았다.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가 두나무투자일임으로부터 얻은 기타 수익은 약 1억6575만원인 반면, 영업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약 6484만원이다. 이는 두나무투자일임이 유의미한 수익을 내기보다 모회사의 자금 수혈을 바탕으로 체급을 키우는 ‘투자 단계’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자체 성장 동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두나무는 네이버, 하나은행 등 외부 협력을 통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하나금융(발행·정산)·업비트(유통·거래)·네이버페이(결제·사용)를 연결해 ‘발행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을 단일 얼라이언스 안에서 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이 거대 연합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과거 협업 이력을 볼 때 이들의 연합 구상은 단순한 가능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비상장 거래 기준 두나무 시총은 약 9조원이었지만 이번 하나금융의 인수 가격을 역산하면 15조원 수준으로 약 50% 이상의 프리미엄을 줬다”고 짚었다.

이어 “이 같은 밸류에이션은 두나무의 향후 사업 확장성과 전략적 가치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반영한다”며 “이를 감안할 때 비상장 시장 내 두나무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비상장 시장에서 거래되는 두나무 주가는 하나금융의 지분 인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약 6% 상승하며 다시 30만원 선을 돌파했다.

다만 시장의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원화스테이블코인법제화 방향과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 해외블록체인네트워크 기반의 외화송금 상용화 여부, 법인 시장 개방 및 다중은행 실명계좌 구조 도입 논의 등이 향후 두 회사의 협력 범위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다.

특히 법인 시장 개방 여부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법인 고객은 개인 투자자와 달리 거대한 자금 규모, 복잡한 회계 처리 및 내부 승인 절차, 그리고 외환·결제 수요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규제 당국이 상대했던 주체가 주로거래소나 스타트업이었다면, 이제는 은행과 금융지주, 대형 플랫폼 기업까지 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처럼 플레이어 자체가 바뀐 만큼 예전처럼 규제만으로 산업 확장을 억누르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결국 제도 역시 전면 차단보다는 관리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제도권 편입과 활용 확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BlockMedia